경제·금융 정책

"분배악화 개선중?"...정부의 아전인수식 해석

"1·2분기보다 전년比 격차 축소

추세적으론 좋아지고 있다" 자평

3·4분기 소득 분배 지표가 지난 2007년 이후 11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지만 정부는 “정책 노력으로 분배 악화가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획재정부는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3·4분기 가계동향 소득부문 조사’에 대한 보도참고자료에서 “올 들어 고령화 등 구조적 요인과 고용부진 등으로 분배 악화가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정부 정책 노력에 힘입어 악화세는 완화되고 있다”고 했다. 정부가 ‘악화세의 완화’를 주장한 근거는 지난 1·4~2·4분기보다 이번 3·4분기의 전년 대비 5분위 배율 상승 폭이 줄었기 때문이다. 1·4분기 5분위 배율은 5.95배로 전년 동기보다 0.6포인트, 2·4분기는 5.23배로 0.5포인트 상승했지만 3·4분기에는 0.34포인트 상승에 그쳤다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분배 지표 악화는 부인하지 않지만 추세적으로는 좋아지고 있다”며 “저소득층 지원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분배지표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조금과 각종 수당으로 취약계층의 소득을 보전하겠다는 정책 방향도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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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는 정부가 구미에 맞는 숫자를 억지로 찾아내 꿰어맞춘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로 다른 분기의 5분위 배율 상승 폭을 비교해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는 설명은 통계의 계절성을 무시한 것이라는 얘기다. 남성일 서강대 교수는 “정부 보조금이 확 늘었는데도 3·4분기 소득격차가 더 벌어졌다”며 “보조금으로 소득을 분배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세종=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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