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공주고 JP 흉상 건립' 잠정 연기…동문회측 "취소는 아냐"

재학생 설문조사 결과 92% 반대…피켓 들고 반대 시위까지

충남 공주고 재학생들이 지난 21일 김종필(JP) 전 국무총리 흉상 건립 계획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다./연합뉴스충남 공주고 재학생들이 지난 21일 김종필(JP) 전 국무총리 흉상 건립 계획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다./연합뉴스



충남 공주고 총동문회의 김종필 전 국무총리 흉상 건립 계획이 잠정 연기됐다.

공주고는 이 학교 총동문회가 오는 24일로 계획했던 김 전 총리 흉상 건립 제막식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재학생과 교직원 대다수가 반발하고 있고, 시민 여론도 좋지 않은 것을 감안한 조처로 해석된다.

공주고 학생들은 등교 시간대에 교문 앞에서 자발적으로 김 전 총리 흉상 반대 피켓 시위를 벌이기도 했으며, 지역 시민단체도 연일 성명을 발표하며 흉상 건립 철회를 촉구했다. 공주고 학생회가 지난 19일 교내 김 전 총리 흉상 건립에 대해 재학생 53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492명(92.7%)이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측은 이날 아침 교무회의를 통해 총동문회의 건립 연기 결정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재관 공주고 총동문회장은 흉상 건립 연기에 대해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흉상을 둘러싸고) 상충하는 의견이 나오는 점을 반영했다”며 “식구끼리 자꾸 싸우는 모양새로 비치고 있어서 내린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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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총동문회 측은 지난 22일 오후 학교를 방문해 교직원·학생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 재학생 100여명은 반대의 뜻을 담은 피켓으로 자신들의 의사를 강력하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교 소속 교직원인 박종우씨는 “교사와 학생들의 강도 높은 비판 입장에 동창회 관계자가 무척 고심하는 눈치였다”고 전했다. 총동문회 측은 오는 24일 오후 공주고 강당에서 열리는 총동문회 주최 행사에서 김 전 총리 흉상을 잠시 보여주고서, 다시 기존 보관장소로 옮겨놓을 예정이다.

다만 총 동문회 측은 건립을 아예 취소한 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오는 2022년 개교 10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학교 역사관 리모델링을 마치면 항일운동가를 비롯한 10여명의 역사적 동문을 함께 기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임재관 총동문회장은 “동문회에선 정치적 공과가 아니라 순수하게 학교의 역사적 인물을 한 분 한 분 모시려고 했을 뿐”이라며 “훌륭한 선배들에 대한 자료와 유품도 모아서 함께 기억할 수 있도록 더 잘 살피겠다”고 밝혔다.

/노진표 인턴기자 jproh93@sedaily.com

노진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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