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KT아현지사 D등급?...도마 오른 등급체계

시설·기능 집중에 중요도 올랐지만

통신시설 분류에 전혀 반영 안해

직원조차 파장 이렇게 클지 몰라

등급체계 재조정·점검 서둘러야




화재사고로 통신 대란을 일으킨 KT 아현지사의 관할 지역이 중요도 등급 ‘D’를 넘어선 수준이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KT가 통신망 운영 효율화를 위해 아현지사 기능을 대폭 강화했지만 정부는 물론 KT조차 이를 반영해 재조정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태를 두고 KT 내부에서조차 D등급에서 예상보다 큰 피해가 발생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인 만큼 통신시설 재분류가 시급한 것으로 평가됐다.

2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KT에 따르면 KT 아현지사는 정부로부터 통신시설 중요도에서 D등급을 받은 이후 운영효율화를 위해 여러 시설물이 이관됐다. 지난 2015년 원효지사 설비 일부가 이관된 것이 대표적이다. KT는 통신망 효율화를 위해 원효지사를 인터넷데이터센터로 변경하고 원효지사의 기능 일부를 아현지사로 보낸 것이다. 정부는 KT가 이외에도 인근 지사에서 여러 기능을 옮겨 아현지사가 ‘오버케퍼(용량과다)’ 상태였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서울 마포구와 서대문구 일대를 관할하는 아현지사에 문제가 발생하자 용산·은평·중구는 물론 경기도 고양시 일부까지 장애가 발생한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통신망 효율화 작업에 맞춰 통신시설 분류가 전혀 바뀌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부는 현재 통신시설과 관련 영향을 미치는 범위에 따라 A·B·C·D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A등급은 수도권·영남권 등 권역별 영향을 미칠 정도로 큰 곳이며 B등급은 광역시도, C등급은 3개이상 시군구에 영향을 미치는 설비로 지정하고 있다. 아현지사는 시군구 범위로 영향이 제한적인 D급으로 평가 받았지만 실제 여파는 C등급을 넘어설 정도였다. 아현지사에 문제가 발생하자 서울의 5개구는 물론 인근 고양시에까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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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일차적인 책임을 지고 있다. 아현지사로 시설을 집중화한 이후 내부적으로 관리기준을 재분류하고 이를 정부와 논의해야 했지만 이 과정을 생략했다. KT 내부 직원들조차 아현지사에 문제가 생겼다고 이처럼 파장이 클 지 몰랐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정부 역시 등급 재조정을 제대로 하지 않는 등 관리 소홀 책임이 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그동안 통신사들이 운영 효율화를 위해 시설 재배치를 진행해도 등급 재조정을 거의 하지 않았다.

김연학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부와 KT 모두 가장 기본적인 요소가 제대로 안 된 것”이라며 “통신망에 장애가 생기면 얼마나 큰 문제가 발생하는지를 실감한 만큼 통신체계 재점검을 빨리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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