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르노삼성차는 부산 강서구에 있는 부산공장에서 도미닉시뇨라 대표와 임직원, 협력업체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닛산 로그 50만대 누적 생산 돌파 기념행사’를 열었다. 부산공장에서 2014년 8월 처음으로 만들어진 닛산 로그는 2015년 9월 10만대, 2016년 5월 20만대, 지난해 2월 30만대, 12월 40만대를 생산한 데 이어 이날 50만대를 넘어섰다.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차량 가운데 누적생산 50만대를 기록한 모델은 1998년 출시된 SM5 이후 닛산 로그가 두 번째다.
위탁 생산되는 닛산 로그는 연간 수출이 10만대 수준으로 적자에 허덕이던 르노삼성의 경영을 본궤도에 올린 일등 공신이다. 르노삼성의 부산공장 연간 생산량(25만여대)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기여도가 높다.
다만 닛산 로그의 생산 계약이 내년 9월 끝난다는게 변수다. 르노삼성은 재계약을 원하고 있지만 모회사인 르노와 닛산의 최근 상황이 심상치 않다. 그룹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회장이 최근 일본 경찰에 체포되면서 동맹에 큰 균열이 생겼다. 닛산 로그의 위탁생산은 모기업인 르노, 특히 곤 회장의 입김이 셌다. 르노-닛산의 불화가 진행되는 방향에 따라 르노삼성의 닛산 로그 위탁생산도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특히 닛산 로그의 위탁생산을 따올 때 경쟁하던 공장은 일본 규슈의 닛산 공장이다. 엔저로 일본의 자동차경쟁력이 올랐는데 한국은 강성 노조와 경직된 노동규제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닛산 로그의 위탁생산 재계약에 실패할 경우 르노삼성은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 지역 경제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르노삼성의 협력업체는 300여 곳, 총매출액은 1조 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140개사가 부산과 경남에 있다.
르노삼성은 이 같은 상황을 대비해 후속 차종을 개발하고 있고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를 반제품조립방식(CKD) 생산 라인을 부산공장에 설치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재계약은 결국 해외 공장과 부산공장 가운데 어느 곳은 효율성과 생산성이 높은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한국 자동차 생산력을 볼 때)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