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개봉 영화 중 관객 1,000만명을 넘긴 영화는 총 19편. 영화관을 통해 올린 매출액을 모두 더하면 1조8,114억원이다. 엔씨소프트(036570)가 지난 1998년 9월 출시한 중세 판타지 배경의 PC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가 스무살이 된 가운데 국내외 시장에서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매출액이 약 3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여기에 리니지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출시된 ‘리니지2’나 ‘리니지M’ 등의 매출액과 지식재산권(IP) 판매금액(로열티) 등을 포함하면 게임 작품 하나에서 5조원 이상의 부가가치가 창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제대로 키운 게임 하나가 ‘대박 영화’를 다수 모아놓은 것보다 나은 성과를 낸 셈이다. 이러한 국내 최고의 게임 리니지가 탄생 20주년을 맞아 새롭게 태어난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창업자 겸 대표는 2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리니지가 20년 만에 가장 큰 변화를 시작한다”며 ‘리마스터 버전’을 공개했다.
리니지 리마스터 버전은 우선 그래픽을 최고 해상도의 초고화질(풀HD급)을 적용했다. 이는 기존 대비 4배 증가한 해상도다. 또한 게임 내부 메뉴 등 사용자환경(UI)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미국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8월 ‘스타크래프트’의 출시 19년 만에 그래픽 등을 개선한 리마스터 버전을 내놓은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게임 내부적으로는 모바일 게임에서 주로 활용됐던 ‘자동사냥(PSS)’ 기능이 처음으로 PC 리니지에 적용됐다. 사용자가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든 자신의 캐릭터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모바일 뷰어’ 기능도 추가됐다.
리니지는 출시 후 1년 3개월 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확보하고 2008년에는 국내 단일 게임 최초로 매출액 1조원을 기록한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또한 대만과 중국, 일본에서도 출시되며 ‘게임 한류’ 열풍에도 큰 공을 세웠다.
다만 사실상 10~20대 신규 유입 사용자보다는 기존 가입자를 중심으로 전략을 짠 것은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이성구 엔씨소프트 리니지 유닛장은 “현실적으로 리니지를 젊은 세대에게 맞게 ‘가벼운 형태’로 바꿀 경우 오히려 기존 30~40대 사용자를 배신하는 것”이라며 “신규 사용자 유입을 배제하지는 않지만 기본적으로 기존 게이머에게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