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승진 누락' 송무빈 서울경찰청 경비부장 "경찰 인사 불공정하다" 공개항명

"업무 강도 높은 서울 경비파트서 3년 근무하고도 승진 누락"

경무관 이상 승진인사 국정조사·인사시스템 전면 개혁 요구




29일 단행된 경찰 인사에서 승진하지 못한 고위 간부가 인사 불공정성 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경찰 고위 간부가 인사에 불만을 품고 공개 항명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송무빈 서울지방경찰청 경비부장(경무관)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탄핵 관련 촛불집회를 평화적으로 관리하는 등 업무 강도가 높은 서울지역 경비파트에서 3년여간 근무했음에도 승진하지 못했다”면서 “경찰 인사의 원칙과 기준이 무엇이냐”며 비판했다.

송 부장은 이어 “고(故)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 당시 서울청 기동본부장으로 재직하며 집회 현장의 지휘 계통에 있었으나 사건 현장을 직접 지휘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게 책임을 묻기 힘들다”면서 “그럼에도 경쟁자들이 투서 등을 통해 저를 음해한 것이 인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송 부장은 이날 오전 단행된 치안정감·치안감 승진 인사에서 치안감으로 승진하지 못했다. 충북 영동출신으로 경찰대(2기)를 졸업한 송 부장은 영동서장과 분당서장을 거쳐 2014년 경무관으로 승진했다. 인천청 1부장과 서울청 기동본부장을 거쳐 2016년 말부터 서울청 경비부장을 맡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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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서울청 경비부장 등으로 서울 경비파트에서 3년여간 근무하면서 탄핵관련 촛불집회 관리, 도널드 트럼프 미대통령 경호, 19대 대선 경호경비 등에서 업무성과를 냈다”면서 “전국 경무관 중 근무강도가 가장 높은 직책 중 하나여서 전임 경비부장들은 1~2년 내에 전부 승진했다”고 주장했다. 송 부장은 이어 “주말도 없이 거의 매일 근무하면서 지난 4월에는 업무성 스트레스로 인한 돌발성 난청이 와서 한쪽 귀에 치명상을 입었는데도 치안감 승진에서 배제됐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송 부장은 경찰 고위직 인사 시스템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는 “경찰 고위직 인사의 경우 규정과 가이드라인이 없어 예측 가능성이 크게 떨어진다”면서 “청와대에서 승진시키고 싶은 사람을 결정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송 부장은 이번 승진인사를 포함해 경무관 이상 고위직 승진인사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하면서 일과 성과 중심으로 승진제도를 실시하는 등 경찰 고위층 인사시스템을 전면 개혁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그는 “현 경찰 고위직 승진인사는 정치적으로 예속화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치안감 승진시 경무관 최소 경과 연도 신설, 지역·입직경로 등 안배 위주에서 업무 난이도·성과 등 일 중심으로 인사시스템을 전환해 정치적 중립성을 확립하고 소신과 영혼이 있는 공무원을 양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부장은 마지막으로 음해·투서 처리 시스템 투명화를 통해 음해 문화를 청산하고 사건 관련자 승진적부 처리 시스템을 강구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실적 우수자와 고생한 사람이 반드시 승진하는 인사, 능력과 자질이 안되는 사람은 대통령에게 청탁해도 안되는 만인이 공감하는 인사풍토가 조성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송 부장은 이날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성행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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