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깊어질수록 소비는 점점 똑똑해진다. 최근의 소비자들은 제품을 고를 때 좋은 품질과 저렴한 가격뿐 아니라 소비하면서 얻는 재미와 즐거움 등 감성적인 측면까지 꼼꼼히 따져 합리적인 소비를 이끌어낸다. 아울러 소비가 온·오프라인은 물론 국경까지 넘나들며 이뤄지는데다, 하루가 멀다 하고 신제품이 등장하는 상황은 하나의 제품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까지 점점 더 힘겨워질 수밖에 없음을 잘 보여준다. 하지만 이런 불황 속에서도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히트 상품은 등장하기 마련이다. 새로운 기능으로 혁신을 꾀해 생활에 놀라운 즐거움을 선사하는 제품이나 오랜 투자·철저한 시장 분석을 통해 소비자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움을 창출해낸 제품들은 불황에도 아랑곳 않고 많은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경제신문의 ‘2018 베스트히트 상품’들은 이 같은 독보적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똑똑해진 소비자들의 지갑을 기꺼이 열게끔 한 제품들로 선정됐다. 기본은 충실히 지키면서도 남다른 아이디어와 혁신을 더해 불황 속에서도 빛나는 ‘가치 소비’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선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는 압도적인 기술 경쟁력과 혁신적 아이디어의 제품들이 소비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에어·스팀·건조·청정 등 4단계 전문 의류 청정 방식을 업계 최초로 적용한 ‘에어드레서’를 선보여 출시 한 달 만에 항공사 VIP라운지, 호텔 등에 납품되며 프리미엄 의류 관리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인공지능(AI)으로 소재별 최적 코스 추천부터 의류 관리까지 도와주는 스마트싱스(SmartThings) 앱을 활용하면 누구라도 손쉽게 전문적인 의류 관리를 할 수 있어 일반 가정에서도 사랑받고 있다. 공기 청정기 ‘삼성 큐브’도 백화점 공기청정기 매출 6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차별화된 기술력은 기본이며, 최근 업계 최초로 금속 재질을 적용한 디자인으로 견고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화해 더 큰 호응을 이끌어내는 중이다.
LG전자는 AI 플랫폼인 ‘딥씽큐(DeepThinQ)’를 적용한 ‘LG 올레드 TV AI ThinQ’를 앞세워 프리미엄 TV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LG 올레드 TV는 픽셀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끄고 켤 수 있게끔 한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연 그대로의 색과 완벽한 블랙 표현이 가능하다. 얇은 두께의 슬림 디자인과 TV 화면 테두리를 거의 느낄 수 없는 ‘시네마스크린’ 디자인으로 어떤 영상도 마치 극장에서 보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해준다. 무선 핸디스틱 청소기 ‘코드제로 A9’는 무게 중심을 최적화시켜 오랫동안 청소해도 팔과 손목이 편안한 혁신적인 디자인을 통해 기존 제품과의 차별화를 꾀했다. 항공기 제트엔진보다 더 강력한 흡입력과 5단계 미세먼지 차단 시스템 등 기술력에서도 비교를 거부할 정도로 뛰어나다.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스마트폰 분야에서는 기존 제품들과 차별화된 이용 경험을 제공하는 제품들이 선택을 받았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9’은 블루투스가 탑재된 스마트 S펜을 제공해 펜의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도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거나 카메라·동영상 등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셀카를 찍을 때 화면의 촬영 버튼 대신 S펜의 버튼을 눌러 촬영할 수 있어 ‘셀피족’들에게 인기를 누리는 중이다. S펜과 노트9을 이용해 프리젠테이션 등도 여유롭게 진행할 수 있다.
소비재 분야에서는 혼밥·혼술 등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들과 뛰어난 품질에 합리적 가격을 의미하는 ‘가성비’ 제품들이 지갑을 열게 했다. 대상 청정원의 가정간편식(HMR) 안주전문 브랜드 ‘안주야(夜)’는 2016년 출시 당시 60억 원에서 2017년 337억 원으로 매출이 1년 만에 5배 이상 성장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는 중이다. 혼술·홈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집에서 간편하게 전문점의 맛을 구현한 ‘직화무뼈닭발’, ‘차돌박이 숙주볶음’ 등의 안주를 선보임으로써 ‘안주 HMR’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생활건강의 브랜드 ‘빌리프’가 선보인 토탈 안티에이징 세럼 ‘유쓰 크리에이터-에이지 넉다운 밤’의 경우 피부 위에서 미끄러지듯 부드럽게 발리는 질감과 피부 깊숙이 스며들어 건강한 탄력감을 더해주는 성능으로 소비자들 사이 ‘폭탄 크림’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사랑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