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라호텔의 한식당 ‘라연’이 3년 연속 미쉐린 가이드 3스타를 받은데 이어 프랑스 관광청이 선정하는 세계 레스토랑 순위에서 한국 최초로 상위 200곳 안에 진입했다. 정통 한식을 선보이면서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메뉴를 세련되게 표현한 점이 해외에서도 좋은 점수를 얻었다는 평가다.
서울신라호텔을 운영하는 호텔신라(008770)는 전 세계 최고 레스토랑을 선정하는 프랑스의 미식 가이드 ‘라 리스트 2019(LA LISTE 2019)’에서 라연이 175위에 올랐다고 4일 밝혔다. 지난해 처음으로 상위 500위 안에 진입한 이후 한 해 만에 다시 순위가 급상승했다. 라 리스트는 필립 포레 프랑스 관광청장이 대표로 있으며, 지난 2015년부터 매년 전 세계 1,000대 레스토랑을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호텔신라 측은 서울신라호텔에서 프렌치 레스토랑 ‘콘티넨탈’, 일식당 ‘아리아께’도 새롭게 순위에 진입했다고 덧붙였다.
라연은 앞서 지난 10월 발표한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9’에서도 3년 연속으로 별 3개를 받는 등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라연은 ‘예(禮)와 격(格)을 갖추어 차려낸 최고의 한식 정찬’ 콘셉트 하에 한국에서 가장 훌륭한 제철 식재료와 정통 조리법을 바탕으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메뉴를 꾸준히 선보인다. 전통의 맛을 세련되게 표현하는 데 주력하는 등 꾸준히 메뉴 개선에 노력을 보인 게 빛을 본 것으로 해석된다.
호텔신라는 최근 몇 년 사이 특급호텔들이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한식당을 정리하고 양식 레스토랑에 집중할 때도 라연을 계속 운영해 왔다. 분기마다 새로운 메뉴를 개편한 것을 비롯해 한식과 어울리는 전통주를 서비스하기도 했으며 ‘모던 한식’ 트렌드에 맞춰 젊은 층 고객을 공략하기 위해 음식을 올리는 플레이팅도 깔끔하게 바꿨다. 그 결과 10만~25만원대 고가의 한식 메뉴인데도 중장년층은 물론 젊은 고객들도 많이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 관계자는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된 뒤로는 3개월 전에 예약해야 자리를 잡을 수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라연이 선보인 ‘한식의 재해석’은 라 리스트 2019 공개 행사에서도 반응이 좋았다. 호텔신라 측은 전날 저녁 프랑스 파리 외무성 관저에서 열린 라 리스트 2019 공개 행사 및 공식 만찬에서 한국식 메뉴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라연의 김성일 셰프와 콘티넨탈의 윤준식 셰프가 참석해 ‘갈비찜 꼬치’, ‘치즈를 곁들인 호두곶감말이’, ‘가지 된장구이’ 등 한식 재료를 접목한 카나페 3종을 선보였다. 호텔 관계자는 “특히 호두곶감말이는 곶감을 이렇게도 재해석할 수 있구나 하는 반응이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