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다시 거론했다. 미국이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탈퇴하고 이란 제재를 복원하자 해상 통로를 막겠다며 맞선 것이다.
로하니 대통령은 4일 이란 북동부 셈난주에서 열린 대중 행사에 참석해 “미국은 우리가 현재 원유를 수출하고 앞으로도 그러리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그들이 우리의 원유 수출을 막는다면 중동의 어느 나라도 원유를 수출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그가 미국이 8월과 11월 두 단계로 제재를 복원한 이후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호르무즈해협은 걸프 해역의 입구로 중동 산유국이 이 해로를 통해 원유를 주로 수출한다.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30% 정도가 이 해협을 지난다.
로하니 대통령은 미국의 제재 복원을 앞둔 7월에도 “중동의 다른 산유국이 원유를 수출하는 동안 이란만 하지 못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라며 호르무즈해협 봉쇄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당시 이란 군부도 호르무즈해협의 안보는 이란군의 관할이라면서 언제든지 이 해협을 군사적으로 막을 수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과거 미국이 이란의 원유 수출을 제한할 때마다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유조선 통행을 차단하겠다고 위협했으나 실행한 적은 없다.
양국 갈등이 고조되자 미국은 걸프 해역에 항공모함를 배치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국방부 관리를 인용해 미 해군 존 C 스테니스호 항공모함 전단이 이번 주말에 걸프 해역에 도착, 약 두 달간 주둔한다고 보도했다. 미 항공모함이 중동에 배치되는 것은 8개월 만이다. WSJ는 “이란에 대해 미국의 위력을 과시하고 이란의 적대적 행위를 억제하기 위해 항모 전단이 재배치된다”며 “이 항모 전단은 이슬람국가(IS) 잔당 소탕과 아프가니스탄을 지원하는 임무도 수행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