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에서 투자금융본부장을 담당한 김성락 전무가 지난달 퇴사한 데 이어 ‘22억원 연봉 신화’로 화제를 모은 김연추 투자공학부 팀장(차장)도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투자증권 금융투자본부는 주가연계증권(ELS)과 같은 파생금융상품의 설계·투자 등을 담당하는 부서로 김 전무와 김 차장은 핵심 인력들이다. 지난달 김 전무가 회사를 떠나며 김 차장의 동반 이탈 가능성이 제기됐는데 우려가 현실이 됐다. 이들 외에 부서 인력 일부도 함께 그만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전무는 지난 2012년부터 한국투자증권에 근무하며 투자금융본부의 실적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차장이 개발하고 운용을 맡은 양매도 상장지수증권(ETN)은 올해 금융투자업계 최대 히트 상품으로 떠올라 다른 증권사들도 연이어 관련 상품을 출시했을 정도다. 성과에 따른 보상이 확실한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에만 김 전무에게 22억5,933만원, 김 차장에게 22억2,998만원을 안겨줬다. 대표이사인 유상호 사장(20억2,754만원), 오너인 김남구 부회장(13억1,135만원)보다 보수가 많아 화제를 모았다.
핵심 인력의 연쇄 이탈에도 한국투자증권은 이직이 잦은 업계의 특성을 고려하면 크게 우려할 일은 아니라는 반응이다. 지현준 투자금융본부 DS부장을 본부장으로 임명하는 등 빠르게 조직을 정비하고 내년 사업 계획을 가다듬고 있다. 관련 부문의 실적 저하 등에 대해서도 한투증권 관계자는 “철저히 시스템에 따라 운영되는 만큼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김 전무와 김 차장은 나란히 경쟁사인 미래에셋대우(006800)로 이직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대우는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파생상품 분야를 키우기 위해 대형 스카우트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미래에셋대우는 “확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구체적인 영입 조건까지 나오고 있다. 이들이 한국투자증권을 퇴사하면서 포기해야 하는 성과급을 미래에셋대우가 보장해주기로 했다는 것인데 업계에서는 이 금액이 3년간 100억원에 이른다고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