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이나 공기업만의 전유물로 인식되던 복지제도가 중소·벤처기업으로 확산되면서 새로운 기업 문화가 정착되고 있다. 전에는 중소기업이 낮은 임금에 열악한 처우 등으로 외면을 받았다면 최근에는 장기간의 유급휴가와 프리미엄 건강검진, 무제한 도서 구입비 등 대기업 부럽지 않은 복지 혜택을 선보이며 취업준비생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이들 기업은 기업의 특색을 살린 복지를 제공하면서 애사심까지 키우는 ‘1석 2조’ 효과를 누리고 있다.
평생교육 전문기업인 휴넷은 교육업체답게 직원들의 자기 계발에 힘쓴다. 매주 금요일 오전마다 다양한 분야의 외부 인사를 초청해 특강을 듣는 ‘혁신아카데미’를 진행하며, 금요일을 공부하는 날인 ‘프라이 러닝(Fri-Learning) 데이’로 정해 직원들이 자유롭게 독서토론이나 주제별로 자기계발 등을 하도록 장려한다. 하루에 한 시간 이상씩 공부하도록 ‘365학점제’도 운영한다. 교육과정 이수와 독서, 문화활동, 학교진학 등이 모두 학점으로 쌓이는데, 전 직원은 1년에 365학점을 이수해야만 한다. 최우수 학습자는 1년에 1,000점 이상을 이수할 정도로 자기 주도적인 학습을 하고 있다. 직원들의 독서활동을 돕기 위해 모든 직원은 원하는 책을 제한 없이 마음껏 구입할 수 있다. 이는 1년에 약 500권의 책을 읽어 ‘책 많이 읽는 CEO’로 잘 알려진 조영탁 휴넷 대표의 의지가 강력하게 반영됐다.
열심히 근무하고 공부한 직원에게는 충분한 휴식을 제공한다. 지난 2000년부터 만 5년 근속한 직원에게 제공하는 한 달간의 유급 휴가가 그것. 이는 직원들이 가장 선호하는 제도로 지난해까지 80여명이 휴가를 다녀왔으며 10여명은 2회 이상 이용하기도 했다. 5년을 근속하지 못했다고 해도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휴넷은 지난해부터 주어진 휴가 일수와 관계 없이 자유롭게 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 ‘무제한 자율휴가’를 시행하고 있다. 직원들은 업무에 지장이 없고 팀원들 간 협의만 된다면 언제든 자유롭게 원하는 만큼 휴가를 갈 수 있다. 덕분에 휴넷 전 직원의 평균 휴가 사용일은 16일이며, 전체 휴가 사용률은 90%가 넘는 등 휴가를 권장하는 분위기가 정착돼 있다.
이 밖에도 오전 8~10시 등 본인이 원하는 시간에 출근할 수 있는 ‘탄력근무제’와 매년 회사이익의 일정액을 출연해 쌓은 출연금을 퇴직 이후 60세 이상 임직원들에게 연금형태로 지급하는 ‘해피라이프 포인트’ 등도 휴넷만의 자랑거리다. 휴넷 관계자는 “휴넷의 인재상은 ‘4C4U(4C for you)’로, 4C는 Commitment & Passion(일에 몰입하는 열정을 가진 사람), Continuing Learning(끊임없이 학습하는 사람), CEO Mind(CEO 마인드로 임하는 사람), Change & Creation(변화와 창조를 즐기는 사람)”이라며 “휴넷은 신입·경력을 대상으로 수시채용과 채용연계형 인턴전형을 진행하는데, 이는 서류전형과 1차 실무진 면접, 2차 인사 팀장 및 CEO 면접으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야놀자는 글로벌 여가 플랫폼 기업답게 직원들의 휴식을 독려하기 위해 힘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야놀자 애플리케이션에서 숙박 예약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전 직원에게 지급하는 100만 포인트. 임직원의 휴식을 지원함과 동시에 야놀자인 모두가 야놀자앱을 직접 경험해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취지에서 제공되는 복지제도다. 또 생일을 맞은 직원이 별도의 신청이나 연차소진 없이 조직장 재량 하에 조기퇴근을 할 수 있도록 하며, 업무에 지친 직원이 리프레쉬 할 수 있도록 ‘포 레스트(FOR.REST)’라는 야외 산책 공간을 마련하는 등 소소한 곳에서도 직원들의 휴식을 장려하고 있다.
직원들의 건강도 챙긴다. 야놀자와 연계된 건강검진 센터에서 70만원 상당의 프리미엄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으며, 임직원 가족도 70%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사내에 저렴한 가격으로 선식, 샐러드, 과일, 건강음료 등을 구매할 수 있는 건강식 밴딩머신을 설치했고 각 층에는 고급 안마의자가 구비된 ‘주물주물실’을 마련했으며, 전사에 미국 사무용 가구업체인 허먼밀러 의자를 배치해 바른 자세로 편안하게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한다.
현재 650명 규모인 야놀자는 연말까지 약 150명을 충원할 예정이다. 연구·개발(R&D) 직군을 가장 집중적으로 채용하고 있으며 사업개발과 마케팅, 영업기획, 디자인, 시공 등 전 분야에 걸쳐 인재를 모집하고 있다. 야놀자 관계자는 “야놀자는 단순 성장이 아닌 ‘진화’를 할 수 있는 인재를 모집하고 있다”며 “적극적으로 배우고 배운 것을 실행해서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아 제대로 해결하기 위해 팀원 간에 함께 협력하는 역량을 갖춘 이를 희망한다”고 설명했다. 채용절차는 서류전형, 실무면접, 임원면접으로 진행되며 R&D 직군은 사전 코딩테스트나 과제 제출이 추가된다. 서류 전형에서는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원하고자 하는 직무를 어떻게 잘 수행할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검토한다. 면접 전형에서는 야놀자의 인재상에 어울리는 사람인지 확인하기 위한 질문을 주로 한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042000)는 입사 후 만 7년이 되는 직원들에게 한 달 간의 유급휴가인 ‘리프레시 휴가’를 제공한다. 장기 근속자들이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하기 위한 제도로, 평범한 직장인이 누리기 힘든 긴 휴가인 만큼 의미 있게 활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카페24는 평소에도 직원들의 여가 활동을 지향해 지난 2006년부터 매월 네 번째 금요일을 레저휴가로 지정하고 10만원의 휴가비도 지원한다. 월 1회 주4일 근무제를 실현함으로써, 직원들이 문화생활을 즐기거나 여행을 가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도록 돕는 셈이다.
현재 총 직원 수가 1,000명에 달하는 카페24는 각 포지션에 필요한 역량을 보유한 인재를 얻기 위해 ‘상시 채용’ 정책을 진행하고 있다. 카페24 관계자는 “카페24는 미래를 예측하고 변화를 주도하는 인재를 찾고 있는 만큼, 창의와 협력을 바탕으로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창조형 인재, 조직 구성원들과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며 신뢰를 쌓아가는 인재, ‘네’라고 답하기보다 ‘왜?’라는 질문을 통해 사고하는 인재를 항상 기다리고 있다”며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경력기술서, 포트폴리오 등 기본적인 서류전형을 통해 채용분야에 맞는 필수요건, 직무경력, 지원 동기를 심사하고 1·2차 면접을 통해 직원을 선발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