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김동원씨가 댓글 조작 사건으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텔레그램 안에 있는 모든 온라인 문건은 김 지사 정보보고용”이라고 주장했다. 드루킹 김씨는 또 김 지사 앞에서 댓글 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을 시연했다”고도 거듭 강조하며 김 지사의 주장을 반박했다.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지사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드루킹 김씨는 “김경수 지사에게 온라인 여론 관련 효율적으로 대처하라는 취지에서 지난해 초 온라인 정보보고 문건을 만들어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어 온라인 여론 부분이 취약한 문재인 후보 측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였다고도 말했다.
김씨는 “당시 문재인 측은 정보력이 없어서 온라인 여론에서 특히 취약한 게 현실이었다”며 “저희 경공모의 선플운동 시작부터 사실상 더불어민주당이 온라인에서 우세를 잡았다”고 강조했다.
드루킹 김씨는 본인이 김 지사에게 직접 보고하는 관계였기 때문에, 관계가 단절되기 전인 지난해 10월까지 해당 내용들을 김 지사가 바로 확인하는 걸로 알고 있었다고도 진술했다.
아울러 그동안 진술했던 바와 일관되게 김 지사 앞에서 킹크랩 시제품을 시연했다고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또 당시 미리 준비한 자료를 시연하는 과정에서 극비라고 표시한 부분이 나오자 다른 참석자들을 나가게 한 뒤 김 지사에게 킹크랩의 원리와 개발 목표 등을 설명했다고 주장했다.
킹크랩을 개발하게 된 계기도 정보기술(IT)에 관심이 많은 김 지사 때문이었다고 언급했다. 2012년 대선에서 새누리당이 ‘댓글 기계’를 사용했다고 이야기하자 김 지사가 관심을 보였다는 주장이다. 김씨는 “보통 정치인들은 IT를 잘 모르는데 김 지사는 관심이 많았다”며 “내가 이야기하는 것을 바로 이해했고, 호기심 있게 들었다”고 설명했다.
드루킹 김씨의 이날 증언과 달리 김 지사는 경공모 사무실을 방문한 적은 있으나 그곳에서 ‘킹크랩’을 시연하는 걸 봤다거나 그런 내용을 알고 승인한 적은 없다면서 사건 연루 의혹을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이날 드루킹 김씨와 김 지사는 특검의 밤샘 대질조사가 진행된 8월 9일 이후 약 4개월 만에 법정에서 다시 만났다.
드루킹 김씨가 하늘색 수의 차림으로 증인석에 앉아 증언하는 동안, 김 지사는 큰 표정의 변화 없이 피고인석에 앉아 있었다. 김 지사는 변호인들과 미소를 지으며 속삭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