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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국제금융시장]미국 경기 둔화 우려 속 경제 지표 관심 높아져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증권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증권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 주식시장


지난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4.5% 급락한 24,388.9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4.6% 하락했고, 나스닥 지수는 4.9% 급락했다.

지난주 뉴욕증시는 미·중 무역전쟁 휴전 합의에도 무역전쟁 우려가 진정되지 못한 데다 경기둔화 우려까지 겹치면서 급락했다.

주 초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실시한 양국 정상회담에서 향후 90일간 추가 관세 부과를 보류한 채 지식재산권 문제 등과 관련한 협상을 지속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에 상승세로 출발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재차 부상하면서 하락하기 시작했고,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에 대한 우려가 더해지면서 하락했다.

지난 4일 미 국채 10년물과 2년물 금리의 격차(스프레드)는 10베이시스포인트(bp)로 약 11년래 최저치 수준으로 좁혀졌다. 전일에는 2년물 및 3년물 금리가 11년 만에 5년물 금리를 앞질렀다. 장기와 단기 국채 금리의 역전 현상은 통상적으로 향후 경기침체를 의미하는 대표적인 신호로 꼽힌다.

여기에 주 후반 중국 화웨이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체포 소식과 미국의 고용지표 부진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급락했다.

다만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10개 비(非)OPEC 주요 산유국이 하루평균 120만 배럴 감산에 합의한 점은 증시에 다소나마 지지력을 제공했다.

◇ 채권시장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지난 한주 간 16.4bp(bp=0.01%포인트) 급락하며 최근 3년 간 가장 큰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7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2.1bp 내린 2.851%를 기록했다. 지난 8월 27일 이후 최저치다.

미 국채시장은 지난 몇 주간 주식시장 불안에 따라 안전자산인 미 국채로 몰리며 상승 흐름을 보였다. 특히 미 국채 가격은 고용지표 부진으로 경제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지며 상승했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지난 3일(현지시간)에는 미국 국채 3년물과 5년물 금리 차는 장중 -0.014%포인트까지 떨어져 2007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며 이어 국채 2년물과 5년물의 금리 차도 마이너스 영역에 진입했다. 미국 국채 2, 3년물과 5년물 금리 역전현상은 11년 만에 처음이다. 통상 장기물 금리가 단기물보다 높지만, 단기 경제 전망이 비관적일 때 단기물 금리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다만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인플레이션 경계감이 다시 생겨난 점은 상승을 제한했다.

주 후반 미 국채 가격은 시장 예상에 못 미친 고용지표에 하락 폭을 축소했다.

◇ 외환시장

지난주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보다 부진한 영향으로 0.61% 하락했다. 특히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에 중요한 요소인 고용보고서가 시장 예상을 밑돌며 달러화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미국 노동부는 11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15만5천 명(계절 조정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예상치인 19만8,000 명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최근 잇따른 경제 지표 부진에 내년 미국 경제가 둔화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고,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도 줄어들며 달러가 하락세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달러는 장 초반 뉴욕증시가 강하게 반등하며 위험 자산 투자심리가 살아나 달러보다 더 안전통화로 인식되는 엔화에는 소폭 강세였지만, 결국 약세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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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유로-달러는 지난 주 꾸준히 올라 1.14달러대를 회복했다.

미국 텍사스주 미들랜드에 위치한 원유 시추기 /로이터연합뉴스미국 텍사스주 미들랜드에 위치한 원유 시추기 /로이터연합뉴스


◇ 원유시장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주 3.3% 상승했다. 런던 선물거래소에서 12월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지난주 5.04% 상승했다.

주 초반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를 앞두고 주요 산유국 간 감산에 대한 공감대가 이뤄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승했다. 하지만 OPEC 회의 직전 감산규모에 대한 합의에 최종 이르지 못한 데다가 그 규모가 기대치를 밑돌 수 있다는 전망에 주 후반 급락하기도 했다.

롤러코스터를 타던 유가는 7일(현지시간) OPEC회원국과 러시아 등 10개 비회원 산유국으로 구성된 ‘OPEC+’의 감산 합의 소식에 상승했다. 특히 ‘OPEC+’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한 회의에서 일일 120만 배럴의 감산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상승 촉매제로 작용했다. 그동안 ‘공급 과잉’ 부담과 글로벌 경기 둔화 조짐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에 눌려있던 국제유가에 감산 소식이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국제유가는 최근 급락세를 지속해 지난 10월 고점 대비 30% 이상의 하락세를 보여왔다. 로이터통신은 하루 120만 배럴 감산은 시장 기대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큰 폭 하락하는 등 위험투자가 위축돼 유가 상승폭은 제한됐다.

/UPI연합뉴스/UPI연합뉴스


◇ 주간(3~7일) 전망

이번 주 뉴욕증시는 미국 경기의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영국 의회의 브렉시트 투표 등 대외적인 정치 불확실성도 시장을 압박할 수 있는 요인이다.

미국 경기둔화 우려가 증시 투자심리를 본격적으로 짓누르기 시작한 가운데 이번 주 발표되는 11월 소매판매와 소비자물가 결과에 따라 증시의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물가가 온건하다면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 전망은 더 공고해질 수 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지난주 온건한 물가로 연준이 오는 12월에도 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 있다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완화적 연준에 대한 기대는 기본적으로 증시에 긍정적인 재료지만, 소매판매 등의 지표도 같이 악화한다면 경기둔화 우려가 더 크게 반영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

여기에 지난 주부터 커지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관련한 불확실성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비롯해 양국의 핵심 인사들이 대체로 낙관적 발언을 내놓고 있지만, 중국 화웨이 부회장 체포로 고조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더 악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국 연방 검찰이 중국 정부와 연계된 해커들에 대한 사법처리를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 하면서 불안이 확산 될 것으로 보인다.

종착역을 향해가고 있는 영국 브렉시트 문제도 이번 주가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오는 11일 영국 하원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표결이 열린다.

표결 하루 전인 10일에는 유럽연합(EU)의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가 영국이 일방적으로 브렉시트를 철회할 수 있는지에 대해 최종 판결한다. 앞서 ECJ 소속 법무관이 일방적인 철회가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만큼 최종 판결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에서는 하원 표결 부결과 국민투표 재실시가 유력한 시나리오로 떠올랐다. 브렉시트 합의안이 부결될 경우 단기적인 글로벌 금융시장의 충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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