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누적판매 실적이 2,000만대를 넘어섰다. 미국에 첫발을 내디딘 지 33년 만이다.
1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제네시스 포함)는 지난달 미국에서 자동차 10만 2,600대를 판매하면서 누적판매 대수를 2,006만 9,050대로 늘렸다. 지난해까지 현대기아차의 판매 대수는 1,891만 4,580대로, 올해 11월까지 판매한 115만 4,470대를 더함으로써 누적판매 2,000만대라는 대기록을 세우게 됐다. 현대차가 1,222만 4,199대, 기아차가 784만 4,851대를 각각 기록했다. 차종별로는 엘란트라가 누적판매 306만 7,177대로 가장 많았고, 쏘나타(297만 2,840대), 싼타페(164만 146대), 옵티마(140만 8,252대), 쏘렌토(128만 7,853대) 등이 뒤를 이었다.
현대차는 1985년 4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현지 법인인 현대모터아메리카(HMA)를 설립하고 이듬해 엑셀을 수출하면서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 기아차는 1994년부터 현지 판매를 시작했다. 미국 진출 5년 만인 1990년에 누적판매 대수 100만대를 넘어선 현대기아차는 500만대 달성(2004년)까지 14년이 더 걸렸고, 2011년에 누적판매 1,000만대를 돌파했다. 2011년 이후에는 매년 연간 100만대가 넘는 판매 실적을 거두며 7년 만인 올해 드디어 2,000만대를 돌파했다. 진출 이후 1,000만대 돌파까지 26년이 걸렸단 점을 고려하면 3분의 1도 안 되는 시간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것이다.
그러나 현재 현대기아차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미국 시장에서 올해 판매는 업체별 경쟁 심화 등의 외부적 요인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라인업 부족, 주력 모델 노후화 등의 내부적 요인이 겹쳐 작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다. 더욱이 미국 자동차산업 수요가 올해 1%대의 소폭 성장에서 내년에 다시 역성장으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돼 업체별 경쟁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미국 시장의 성장 정체와 함께 내년에도 다소 어려운 경영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내년에는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기아차 텔루라이드 등 양대 대형 SUV를 앞세워 미국 SUV 시장 점유율을 크게 높이며 판매량을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최근 현대기아차는 품질 면에서 미국 시장의 호평을 받고 있다. 제네시스 브랜드인 G70은 모터트렌드의 ‘2019 올해의 차’와 ‘2019 북미 올해의 차’ 승용 부문 최종 후보에 선정됐다. 지난 6월에는 미국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의 신차품질조사(IQS)에서 31개 브랜드 가운데 제네시스 1위, 기아차 2위, 현대차 3위를 각각 기록하기도 했다.
/박원희 인턴기자 whatamov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