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과 천당을 오간 프로골퍼의 사연이 화제가 됐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부 투어인 웹닷컴 투어 퀄리파잉(Q)스쿨 마지막 날 클럽을 잃어버린 코디 블릭(25·미국)이라는 선수 이야기다.
골프채널 등 미국 골프전문 매체들에 따르면 블릭은 10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챈들러에서 열린 웹닷컴 투어 Q스쿨 최종라운드를 앞두고 자신의 클럽이 없어진 사실을 깨달았다. Q스쿨은 PGA 정규투어 진출을 위한 관문인 웹닷컴 투어의 등용문이다. 이 대회 우승자는 2019년 웹닷컴 투어 전 경기 출전권을 받고 2~10위는 시즌 개막 후 12개 대회, 11~40위는 개막 후 8개 대회에 나갈 자격을 얻는다.
내년 ‘골프농사’가 걸린 상황에서 블릭은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3라운드까지 135명 중 공동 74위에 머물러 있었던데다 클럽마저 도난당해 Q스쿨 통과는 불가능해 보였다.
포기하지 않은 블릭은 황급히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클럽을 찾아주는 사람에게 5,000달러(약 560만원)를 주겠다”는 글을 올렸고 “(클럽을 돌려주는 이에게) 어떤 것도 묻지 않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클럽을 찾지 못한 그는 코스 관리팀에서 드라이버를 빌리고 대회장 내 프로숍(용품 판매점)에서 아이언·웨지 등을 사 모아 4라운드에 나섰다. ‘지옥’을 경험한 블릭은 이날 보기 없이 9언더파의 맹타를 휘두른 끝에 공동 25위(최종합계 19언더파)로 점프, 8개 대회 출전권을 따냈다. 대니 워커(미국)가 27언더파로 1위를 차지했고 재미교포 더그 김이 25언더파로 공동 3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