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모든 혐한 금지한다”…日 지자체 '차별금지' 조례 마련

오사카시·도쿄도 이어 세번째…이달 시의회 거쳐 내년 4월 시행

8일 위안부 할머니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침묵-일어서는 위안부’(이하 ‘침묵’)의 상영회가 열린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시 웰시티시민플라자 앞에서 일본 시민들이 우익들의 혐한시위를 막기 위해 ‘전쟁 가해를 반복하지마라! 노(NO)! 헤이트스피치!’라고 쓰여 있는 현수막을 들고 있다. / 연합뉴스8일 위안부 할머니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침묵-일어서는 위안부’(이하 ‘침묵’)의 상영회가 열린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시 웰시티시민플라자 앞에서 일본 시민들이 우익들의 혐한시위를 막기 위해 ‘전쟁 가해를 반복하지마라! 노(NO)! 헤이트스피치!’라고 쓰여 있는 현수막을 들고 있다. / 연합뉴스



일본 도쿄의 한 지방자치단체에서 재일한국인에 대한 비방이나 폭력 행사 등 혐한 행위를 포함한 모든 차별행위를 금지하는 조례가 제정된다.

13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도쿄도 구니타치(國立)시의회 총무문교위원회는 지난 12일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발언) 등 모든 종류의 차별행위를 금지하는 조례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정식 명칭은 ‘인권을 존중하고 다양성을 서로 인정하는 평화로운 마을 조성 기본 조례안’이다. 조례안은 “인종, 민족, 국적, 성별, 성 정체성, 장애, 직업, 출신 신분 등을 이유로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물리적 폭력과 정신적 폭력 모두를 금지했다. 오는 21일 조례안이 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한다면 내년 4월부터 시행된다. 헤이트 스피치를 막기 위한 조례는 그동안 오사카(大阪)시, 도쿄에서 만들어졌다. 가와사키(川崎)·나고야(名古屋)·고베(神戶)시에서도 조례 마련을 검토 중이다.


구니타치시의 이번 조례는 인권침해가 발생했을 경우 전문가와 차별을 당한 당사자가 참여하는 시장 자문기구가 구제 방안을 검토한 뒤 시가 이를 바탕으로 구제에 나서도록 규정했다. 조례를 위반할 경우 벌칙 조항은 없지만 “차별 해소 및 인권 구제를 위해 시는 필요한 조치를 강구한다”고 명시해 시측에 차별 실태 조사 및 인권 구제, 홍보 등의 활동에 나서도록 요구했다. 나가미 가즈오(永見理夫) 시장은 “차별을 받고 있는 사람이나 많은 시민의 목소리를 청취해가며 2년에 걸쳐 만들었다”며 “여러 조례 가운데 최상위 조례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헤이트 스피치에 대한 문제의식을 확실히 제기하고 대책까지 마련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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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일본 최고재판소(대법원)는 혐한 기사를 모아 소개한 일본 뉴스 다이트 ‘보수속보(保守速報)’에게 재일 조선인 작가 리신혜(46)씨가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200만원을 배상하라”는 오사카(大阪)고등재판소의 원고 승소 판결을 지난 12일 확정했다. 보수속보는 2013~2014년 인종과 여성 차별 내용을 담은 기사 40여개를 게재했고 리씨는 2014년 이 사이트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다.

/박원희 인턴기자 whatamove@sedaily.com

박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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