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금융지주 이사회에 소액주주 추천 사외이사 1명을 의무적으로 선임하고 여성이나 외국인 등을 사외이사로 확보해 사외이사 구성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KB금융과 같이 이미 자율적으로 소액주주 추천 사외이사를 도입한 곳도 있는데 강제적으로 의무화할 경우 헤지펀드 등이 과도하게 경영에 개입할 소지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창민 한양대 교수는 14일 한국금융학회가 주최한 ‘금융지주회사 이사회의 책임과 역할’ 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사외이사 선정 절차의 독립성이나 낙하산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주주 추천 이사제를 권고할 만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다수의 소액주주를 대변할 수 있는 사외이사를 의무적으로 둬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다양성 확보 차원에서 여성과 외국인을 사외이사로 적극 선정하는 가이드라인도 업계에서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이 교수는 제언했다. 이 교수는 그러나 “이사회의 책임 강화 방안을 업계가 자율적으로 하는 가이드라인 형태로 제시하는 것이지 관련 법률을 개정하자는 주장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금융지주들은 소액주주 추천 이사제 도입 등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는 있지만 의무화할 경우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금융지주 임원은 “이사회 구성을 다양화하자는 데는 동의하지만 헤지펀드 등이 이사진을 구성하면 장기전략보다 단기배당 등에만 관심을 두는 등 부작용이 커질 수 있어 이런 점들을 잘 봐가면서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박경서 고려대 교수는 근로자이사제의 금융기관 도입을 부정적으로 봤다. 박 교수는 “일반 기업이 일감 몰아주기 등으로 문제가 되는 데 비해 금융회사 경영진의 자기 이익 추구 정도는 훨씬 적은 수준”이라며 “이미 금융감독기관의 엄격한 감시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