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밤마다 서울도심엔 '따릉이'가 없다

퇴근 직장인들 빌려타고 외곽으로

외곽 → 도심 옮기기 왕복 2시간

시내 보관소 10곳뿐...시스템 열악

7일 서울시청 앞 따릉이 정류장이 텅 비어있다.   /변재현 기자7일 서울시청 앞 따릉이 정류장이 텅 비어있다. /변재현 기자



퇴근 시간 이후 밤마다 서울 도심에서 공공자전거인 따릉이가 사라지는 ‘따릉이 공동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회사가 밀집한 도심 지역에서 직장인들이 따릉이를 빌려 외곽으로 향하는 탓에 동이 나기 때문이다. 서울 외곽에서 따릉이를 도심으로 옮겨야 하지만 시설이 태부족하다. 서울경제신문은 따릉이 배부차량에 동승해 그 이유를 알아봤다.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시설공단 소속 정승만 반장을 만난 시간은 저녁 7시. 35대를 주차할 수 있는 정류소에 남아 있는 따릉이는 고작 4대뿐이었다. 서울연구원이 지난해 따릉이 이용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평일 중 대여 빈도가 가장 높은 시간은 저녁 6~9시로 전체 대비 24.9%를 차지했다. 대여 건수가 많은 상위 20개 대여소 중에는 △여의나루역 1번 출구 앞 △여의도역 4번 출구 옆 등 업무지구가 많았다. 결국 퇴근 시간 도심에서 시 외곽으로 향하는 사람이 많은 것이다. 정승만 서울시설공단 반장은 “도심에 있는 정류장은 텅 비어 있어도 중랑구·은평구 등의 정류장은 3~4대씩 연결 거치돼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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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 있는 정류장에 자전거를 채우기 위해 종로4가에 있는 따릉이 보관소로 출발했다. 퇴근 시간이어서 가는 길인 세종대로와 종로는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

정승만 반장이 따릉이를 배송 차량에 싣기 위해 옮기고 있다.  /변재현기자정승만 반장이 따릉이를 배송 차량에 싣기 위해 옮기고 있다. /변재현기자


기자가 직접 따릉이를 배송차량에 실어봤다. 균형을 잡기가 쉽지 않다. /변재현기자기자가 직접 따릉이를 배송차량에 실어봤다. 균형을 잡기가 쉽지 않다. /변재현기자


정 반장은 따릉이 보관소에 남은 30대를 차량에 실었다. 종로에 남은 마지막 따릉이였지만 몇 군데 정류장을 돌았더니 금세 동이 났다.

정승만 반장이 안국역 근처 따릉이 정류소에 따릉이를 주차하고 있다.  /변재현 기자정승만 반장이 안국역 근처 따릉이 정류소에 따릉이를 주차하고 있다. /변재현 기자


이는 따릉이 보관 시스템이 열악한 탓이다. 현재 따릉이 보관소는 서울 시내에 총 10곳에 불과하다. 수리와 보관이 가능한 센터는 총 3곳으로 이 중 1곳인 동대문(훈련원) 센터는 지난 10월에야 문을 열었다. 은평구는 따릉이 보관소가 없어 외곽의 자치구까지 직접 나가야 하는 경우도 잦다. 외곽 지역에서 도심 지역으로 따릉이를 실어 오면 왕복 2시간은 걸린다. 따릉이 정비 및 보관·배부 시스템을 체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정지권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성동2)은 “현재 따릉이는 포화상태”라며 “따릉이의 움직임을 체계화하고 관련 시스템을 정비한 후 양적 확대를 도모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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