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의 ‘강남스타일’도, 전 세계가 주목하는 방탄소년단도 없었던 10년 전 남들과는 달리 한국을 넘어선 ‘아시아 시상식’의 꿈을 꾼 시상식이 야심차게 시작됐다. 바로 ‘엠넷 영상 음악 대상’을 뿌리로 하는 MAMA(Mnet Asian Music Awards,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다. 다른 나라에서 무리하게 개최한다는 등 숱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MAMA는 어느덧 스티비 원더와 같은 해외 유명 아티스트들도 흔쾌히 출연을 승낙하는 아시아 대표 시상식으로 자리잡았다.
올해 10년을 맞은 ‘2018 MAMA’가 지난 14일 홍콩에서의 대미를 장식하며 또 다시 새로운 역사를 써냈다. 올해 역시 지난해에 이어 3개 지역에서 한 주에 걸쳐 개최하는 ‘마마 위크(MAMA WEEK)’로 진행해 아시아 전역의 아티스트들이 모이는 아시아 최고 음악 시상식의 면모를 보였으며, 10년 만에 한국에서도 개최돼 국내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올해 MAMA는 그리스 신화의 이카루스를 재해석해 도전·열정·꿈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각 지역에서 펼쳐졌다. 한국은 3개 지역에서의 MAMA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으로 아시아 지역 신인 가수들의 공연이 펼쳐졌으며, 일본에서는 철저히 투표를 바탕으로 인기도를 반영하는 상을 시상, 홍콩에서는 아시아의 음악 관계자들이 참여해 각 부문을 시상했다.
10주년인 만큼 스타트는 한국에서 끊었다. 한국 개최는 2009년 이후 처음이었다. 서울 동대문 디지털 플라자(DDP)에서 지난 10일 열린 ‘2018 마마 프리미어 인 코리아(MAMA PREMIERE in KOREA)’에는 베트남, 태국 등 아시아 지역 신인들이 무대를 선보였다. 다만 신인들의 무대였던 만큼 주목도는 그다지 높지 않았고 일본이나 홍콩의 무대와 비교했을 때 단조로운 무대장치와 조명 등이 아쉬움을 줬다.
지난 12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마마 팬스 초이스 인 재팬(MAMA FANS’ CHOICE in JAPAN)’는 가장 큰 규모를 자랑했다. 지난해 일본에서 개최한 MAMA에 비해 2배 가량 많은 2만 4,000여명이 운집해 현재 일본에서 불고 있는 ‘신한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로 공연장 주변 숙소들은 멀리서 공연을 보러 온 일본 팬들로 인해 빈방을 찾기 힘들었고, 관객 중에는 4~5시간씩 걸려 공연을 보러 온 이들도 많았다. 티켓 가격도 최대 2만 9,000엔(약 29만원)으로 높은 편이었지만 팬들은 “가격과 (여기까지 온) 시간 모두 아깝지 않다”며 공연에 열광했다. 일본 ‘2018 MAMA’가
끝난 후에는 트위터 전 세계 및 글로벌 40개 이상 지역 실시간 트렌드 1위, 실시간 투표 1,335만건을 돌파하는 등 MAMA가 글로벌 팬들이 함께 참여하고 즐기는 축제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무리는 홍콩이었다. 14일 홍콩 아시아월드 엑스포 아레나(AWE)에서 열린 ‘2018 마마 인 홍콩(MAMA in HONG KONG)’에는 최고 아티스트들의 퍼포먼스와 화려한 출연진이 돋보였다. 방탄소년단, 워너원 등과 중화권 인기 가수 임준걸(JJ LIN) 등이 무대를 선보였고 팝 스타 자넷 잭슨과 중국 인기 배우 안젤라 베이비를 비롯해 김동욱, 김사랑, 서현진, 이요원, 차승원, 황정민 등 국내외 초호화 출연진이 함께했다. 하지만 SM엔터테인먼트와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들이 자리하지 않은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MAMA의 지난 10년 역사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10년이 주목된다. 김현수 CJ ENM 음악컨벤션사업국장은 “K팝에서 나아가 아시아 음악으로 하나 되고, 아시아 음악 관계자들이 MAMA를 발판 삼아 주류 시장에 나아갈 수 있도록 새로운 미래 10년을 준비하겠다”며 “아시아 다른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통해 음악 산업을 키워나가는 부분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웅 CJ ENM 음악 엠넷사업부장은 “앞으로 10년 동안에는 MAMA의 상을 두고 아시아 다른 나라의 가수들이 겨룰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