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리스크 큰데...노후자금 몰리는 ELS

60대 이상 투자액 전체의 42%

H지수 쏠림 심해 원금손실 우려

금감원, 발행총량규제 재도입 검토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한 국내 증시의 침체로 노후자금이 주가연계증권(ELS) 등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파생결합증권으로 쏠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ELS의 경우 미중 무역 갈등으로 하락 폭이 커진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H지수) 쏠림 현상이 커지면서 불완전판매에 취약한 고령 투자자의 노후자금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이 증권·은행 권역에서 판매되는 ELS 등의 개인투자자 연령대, 평균투자 규모, 투자경험 여부 등을 전수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ELS 등 파생결합증권 발행잔액은 101조원이며 이 중 개인투자자 잔액은 47조2,000억원(46.7%)이었다. 60대 이상이 전체 투자액의 41.7%를 차지했다. 개인투자자 연령대별 투자액을 보면 50대가 14조5,000억원(30.7%)으로 가장 많았고 60대 12조원(25.4%), 40대 8조7,000억원(18.4%), 70대 5조9,000억원(12.5%), 30대 이하 4조2,000억원(8.9%), 80대 이상 1조8,000억원(3.8%)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연령대별 투자자 수도 50대 29.8%, 40대 21.5%, 60대 21.2% 순으로 60대 이상이 전체 투자자 수의 30.2%를 차지하는 등 ELS 등 파생결합증권에 노후자금이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평균 투자액도 연령대가 높을수록 컸다. 80대 이상은 1억7,230만원에 달했고 70대 1억230만원, 60대 7,530만원, 50대 6,500만원, 40대 5,410만원, 30대 이하는 3,08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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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관계자는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1인당 평균투자금액이 증가했다는 점에서 손실 가능성이 있는 ELS 등이 안정적으로 운용돼야 할 노후자금의 투자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고령층의 신규 투자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는 점이다. 파생결합증권 신규 투자자 비중은 60대 22.0%, 70대 19.0%, 80대 이상 20.0% 등이다. 고령 투자자는 접근성과 편의성 등에서 은행을 통해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신탁이 전체투자액의 75.8%였으며 은행신탁의 1인당 평균투자액은 6,400만원으로 증권사보다 1,100만원 더 많았다. 금감원이 미스터리쇼핑을 진행한 결과 은행이 증권사에 비해 불완전판매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ELS 등 파생결합증권의 불완전판매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파생결합증권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70대 이상 고령 투자자와 투자부적격 투자자에게 적용되는 투자자 숙려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힘쓸 방침이다. 특히 지수 쏠림 현상이 커질 경우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ELS 발행 규모를 줄이기 위해 올 초 폐지된 ELS 발행총량규제를 재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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