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도 이 같은 결과가 나올 경우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3상 임상시험 중인 펙사벡은 또 하나의 강력한 성장동력을 갖게 된다.
18일 차의과학대 분당차병원에 따르면 김찬·전홍재 종양내과 교수와 이원석 박사팀은 이 같은 동물실험 결과를 미국 암학회(AACR) 국제학술지 ‘임상 암 연구’(Clinical Cancer Research)에 발표했다.
신라젠은 현재 신장암 환자에서 펙사벡과 면역관문억제제인 세미플리맙을 병용투여하는 1b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펙사벡은 우두 바이러스에 면역활성 유전자(GM-CSF)를 집어넣고 아무데나 감염되지 않게 TK 유전자를 제거한 유전자재조합 면역항암제다. 현재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3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연구팀은 신장암 종양 쥐에 항암바이러스(펙사벡) 또는 면역관문억제제를 단독투여하거나 두 약물을 병용투여해 항암 효과를 비교관찰했다.
그 결과 병용투여군에서 항암바이러스가 초기 3일 간 광범위하게 증식하면서 암세포와 암혈관을 파괴해 종양 성장이 현저하게 억제됐다. 5일 이후에는 바이러스가 제거되면서 신장암 조직 내에 암세포를 죽이는 ‘킬러 세포’(CD-8 양성 T세포)의 침투와 여러 면역증강 유전자들의 발현이 늘어나 염증반응이 유발됐다. 덕분에 면역관문억제제가 내성을 보이던 종양에 치료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런 효과는 신장암·간암·대장암 등에서 일관되게 관찰됐다. 항암바이러스와 병용투여하면 종양의 미세환경이 비염증성에서 면역치료에 잘 반응하는 염증성으로 바뀌어서다.
특히 항암바이러스와 각각 PD-1과 CTLA-4 표적 면역관문억제제인 옵디보, 여보이를 함께 투여한 신장암 쥐의 40%에서 종양이 완전히 사라지는 완치 효과가 나타났다. 이런 항암 효과는 장기간 이어져 평균 생존기간이 2.3배 증가했다.
면역관문억제제는 몸속 면역세포가 암세포에 의해 기능이 억제되지 않도록 보호해 환자 스스로의 면역력을 키워주지만 암환자 10명 중 3명에게만 항암 효과를 보이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 책임자인 김찬 교수는 “항암바이러스와 면역억제제를 함께 투여하면 비염증성 종양이 염증성 종양으로 전환돼 면역관문억제제에 대한 암세포의 내성을 극복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신진연구) 및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