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中, 곳곳 ‘크리스마스 금지령’··“싼타 오지마”

크리스마스 판촉 금지하고, 학생들엔 “크리스마스 선물 말라”

지난달 23일(현지시간) 92번째 추수감사절을 맞이해 산타클로스가 미국 뉴욕 맨하탄에서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지난달 23일(현지시간) 92번째 추수감사절을 맞이해 산타클로스가 미국 뉴욕 맨하탄에서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최근 중국 당국이 지하교회 단속에 열을 올린 데 이어 이번에는 중국 곳곳에 ‘크리스마스 금지령’이 내려졌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명보가 19일 보도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 인근 도시인 랑팡시 도시관리국은 최근 공문을 통해 도시 전역의 상점들이 길거리에 크리스마스트리를 세우거나 장식, 조명을 다는 등 크리스마스 판촉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

사회 안정을 해친다는 이유로 야외 크리스마스 공연이나 종교활동을 하는 것도 엄격하게 금지했으며, 시민들이 이를 발견하면 즉시 신고하도록 했다.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저녁에는 노점상들이 크리스마스 양말이나 사과, 산타클로스 인형 등을 파는 것을 대대적으로 단속할 방침이다.



다른 지방정부의 교육 당국은 각 학교에 보낸 공문에서 “크리스마스 축제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학생들이 크리스마스 활동에 참여하지 말고 선물도 주고받지 말도록 계도하라”고 지시했다.

‘크리스마스와의 전쟁’은 지난해부터 본격화했다고 할 수 있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중국 관영 매체인 신화통신과 중국중앙(CC)TV가 크리스마스 전야 길거리의 넘쳐나는 인파와 흥겨운 분위기를 전하는 등 크리스마스 배척 분위기가 그리 강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10월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중국 문명의 위대한 부활을 주창한 후 사상 통제를 강화하면서 분위기는 확 달라졌다.

중국의 이 같은 ‘크리스마스와의 전쟁’은 중국이 전 세계에 유통되는 인조 크리스마스트리의 60%를 만들어 수출하는 것과 모순된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 당국의 종교 통제가 갈수록 심해지면서 최근 넉 달 새 3곳의 유명 지하교회가 폐쇄되기도 했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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