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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손'댄스

EPL "손타클로스 오셨네"…손흥민, 에버턴전 2골 1도움·경기 MVP 차지

토트넘 58년만의 우승희망 밝혀

12월 EPL기록 5경기 4골 2도움

살라와 동점…이달의 선수상 기대

내년 아시안컵에 최소 4경기 결장

일부팬들 "안 갔으면" 아쉬움도

토트넘의 손흥민이 24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에버턴전에서 멀티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하필 골 감각이 최고조일 때 아시안컵 참가로 소속팀을 떠나야 하는 상황을 안타까워하는 팬들이 많다.    /리버풀=로이터연합뉴스토트넘의 손흥민이 24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에버턴전에서 멀티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하필 골 감각이 최고조일 때 아시안컵 참가로 소속팀을 떠나야 하는 상황을 안타까워하는 팬들이 많다. /리버풀=로이터연합뉴스



대니얼 레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회장은 보수적인 영입 정책으로 유명하다. 토트넘은 지난여름 이적시장에서 단 한 명의 선수도 영입하지 않았다. 신축 홈구장에 들이는 돈을 먼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기도 했다. 이유가 어떻든 팬들이 불만을 터뜨리는 것은 당연한 일. 구단 서포터스가 공식 항의하며 해명을 촉구하는 일도 있었다. 토트넘은 주축 선수들이 대거 러시아월드컵에 다녀오느라 시즌 초에는 팀 운영도 쉽지 않았다.

톱4를 지키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어두운 전망 속에 출발한 토트넘은 그러나 시즌 중반을 넘어서려는 현재 당당히 3위(14승4패·승점 42)를 달리고 있다. 4위 첼시를 5점 차로 떨어뜨려 놓았고 2위 맨체스터 시티와는 단 2점 차다. 선두 리버풀과의 격차가 6점이라 58년 만의 우승도 꿈이 아니라는 희망이 커지고 있다.


토트넘은 시즌 전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을 시작으로 해리 케인, 손흥민(26), 에릭 라멜라 등과 계약 연장에 성공했는데 이들이 더 바랄 것 없이 팀을 떠받치고 있다. 특히 손흥민은 24일(한국시간) 18라운드 에버턴 원정(6대2 토트넘 승)에서 2골 1도움으로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는 등 몸값 이상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현재 손흥민의 몸값은 지난 2015년 입단 때 기록한 이적료 3,000만유로의 3배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된다. 토트넘은 최근 EPL 4연승에 원정만 따지면 10경기에서 8승을 쓸어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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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타클로스’ 12월의 선수상도 품을까=EPL은 공식 트위터에 ‘손타클로스 오셨네(Sonta Clause came to town!)’라는 트윗을 올려 손흥민의 에버턴전 활약상을 전했다. 그는 올 시즌 개막 후 EPL 첫 멀티골을 터뜨리고 케인의 득점까지 도왔다. 이로써 손흥민은 2015년 여름 입단 후 EPL 공격포인트(골+도움) 50개를 돌파(51개)했다. 112경기 35골 16도움. 올 시즌 EPL을 포함한 시즌 전체 기록은 8골 4도움이다.


BBC는 이번주의 베스트11에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피에르 오바메양(아스널) 등과 함께 손흥민의 이름을 넣었다. BBC는 “무자비한 6대2 폭격의 모든 순간에 손흥민과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있었다. 이보다 더 뛰어날 수 없다”고 평가했다. 골닷컴도 “포체티노 군단의 최전선에 선 스타 플레이어”라고 손흥민을 극찬했다. 경기 MVP(맨 오브 더 매치)는 당연히 손흥민의 몫이었고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양팀 최고이자 만점에 가까운 평점 9.9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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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0대1로 뒤진 전반 27분 상대 골키퍼와 수비수가 겹치면서 흐른 공을 빈 골문에 넣었다. 거리가 멀었고 어려운 각도였는데도 놓치지 않았다. 20일 아스널과의 리그컵 8강 결승골에 이은 2경기 연속 득점. 4대2로 앞선 후반 16분에는 골키퍼 다리 사이를 뚫었고 후반 29분에는 정교한 측면 크로스로 어시스트를 보탰다. 인디펜던트는 “손흥민은 빛났고 조던 픽퍼드는 허우적댔다”는 설명으로 이날 경기를 정리했다. 러시아월드컵에서 잉글랜드의 4강을 이끌었던 에버턴 골키퍼 픽퍼드는 손흥민을 포함한 토트넘 공격진에 맹폭당했다.

손흥민은 12월 들어 7경기에서 5골 2도움을 폭발하고 있다. 이 중 EPL 기록은 5경기 4골 2도움이다. 살라도 똑같이 5경기 4골 2도움. 오바메양 또한 12월의 선수 경쟁자다. 손흥민은 오는 27일 0시 본머스전, 30일 같은 시각 울버햄턴전에서 지금의 골 감각을 이어간다면 개인 3번째(2016년 9월·2017년 4월) 이달의 선수도 기대할 만하다.

팀의 5번째 골을 넣는 손흥민(왼쪽). 그는 토트넘의 6골 중 5골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  /리버풀=AP연합뉴스팀의 5번째 골을 넣는 손흥민(왼쪽). 그는 토트넘의 6골 중 5골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 /리버풀=AP연합뉴스


◇토트넘의 손흥민을 더 보고 싶은 사람들=‘아시안컵에 안 가면 안 될까’. 토트넘 현지 팬들뿐 아니라 국내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이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손흥민은 내년 1월14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까지 뛴 뒤 한국 대표팀에 차출돼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에 나간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이라 토트넘은 손흥민을 더는 붙잡을 수 없다. 한국이 내년 2월1일 열리는 결승까지 가면 손흥민은 토트넘 일정 중 최소 4경기를 거른다. 토트넘 구단과 팬들에게는 큰 손실. 아시안게임에 다녀오느라 시즌 초 적응에 다소 어려움을 겪었던 사실을 잘 아는 국내 팬들도 혹시 모를 아시안컵 후유증을 걱정하는 모양새다. 국가대표팀의 우승보다 선수의 컨디션 저하를 더 걱정하는 국내 팬이 많을 정도로 손흥민은 한국 축구의 보물 대접을 받고 있다.

경기 후 국내 취재진과 만난 손흥민은 “잘할 때는 못할 때를 생각해야 하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지금 계속해서 잘하고 있고 몸 상태도 좋은데 이런 상황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며 “아시안컵에 저는 늦게(조별리그 3차전부터 합류) 가서 밥상에 숟가락을 얹는 것뿐이다. 그에 대한 미안함도 있고 소속팀을 비워야 하는 부분도 있어서 남은 기간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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