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653.17포인트(2.91%) 급락한 21,792.2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65.52포인트(2.71%) 내린 2,351.1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40.08포인트(2.21%) 급락한 6,192.92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사상 최악의 성탄 전야 낙폭을 기록했다. 성탄 전야에 3대 지수가 모두 1% 이상 하락한 것도 사상 최초다. S&P 500 지수는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면서 나스닥에 이어 약세장에 진입했다. 뉴욕 증시가 이날 성탄절을 앞두고 오후 1시에 조기 폐장했는데도 지수 낙폭은 평상시 거래 보다 컸던 셈이다.
미국 연방 정부는 국경장벽 예산을 놓고 여야가 접점을 찾지 못해 지난 22일부터 셧다운에 돌입했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겸 예산국장은 셧다운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는 27일 상원 본회의가 예정돼 있지만,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으로 등극하는 내년 1월 3일까지 예산안을 놓고 백악관과 민주당이 계속 힘겨루기만 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측근들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해임 방안을 논의했다는 보도도 시장의 불안을 가중시켰다는 분석이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 백악관의 핵심 인사들이 일제히 이를 부인했지만 파장은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미국 경제의 유일한 문제는 연준”이라며 파월 의장에 대한 비판을 재차 내놨다.
여기에 므누신 장관이 이례적으로 주요 은행의 유동성 상황을 점검한 점도 투자자들의 우려를 샀다. 므누신 장관은 전일 주요 6개 은행 경영진과 통화하고 “주요 은행이 개인과 기업에 대한 대출은 물론 다른 시장 운영을 위한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셧다운과 주가의 지속적인 하락 등 금융시장 전반이 불안한 상황에서 안도감을 제공하기 위해 회의를 했다고 재무부는 설명하지만 시장은 이례적인 회의 개최에 예상치 못했던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중국에서 불어온 훈풍은 뉴욕 증시 상황이 좋지 않아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중국 재정부는 내년 1월 1일부터 700여개 제품의 관세를 잠정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당국의 경기 부양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되면서 중국 주가가 상승했다.
종목별로는 애플 주가가 2.6% 내렸고, 전 거래일에 큰 폭 올랐던 나이키 주가는 5.9% 폭락했다. 성탄절을 앞두고 주요 경제지표 발표는 없었다. 25일은 성탄절로 휴장한다. 증시 전문가들은 취약해진 투자심리에 따른 약세장의 지속 가능성을 우려했다.
국제유가 역시 이날 재차 폭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3.06달러(6.7%) 내린 42.5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내년 2월물 브렌트유도 이날 오후 배럴당 3달러(6.19%) 이상 내린 50.49달러에 거래됐다.
뉴욕증시가 급락세를 보이면서 위험회피 성향이 강해졌고 주식과 함께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원유의 투자심리도 위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은 강세를 보였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내년 2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13.70달러(1.1%) 상승한 1,271.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