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이준영 롯데홈쇼핑 MD "탈모 겪다 만든 '헤어쿠션' 3040에도 통했죠"

['라라츄' 개발 일등공신]

"직접 써보면서 개선 과정 되풀이

기존 제품보다 밀착·지속력 높아

론칭 2개월만에 누적주문액 44억

방수·자외선차단 '시즌2' 기획중

아이브로 등도 만들어보고파"

지난 24일 서울 영등포구 롯데홈쇼핑 본사에서 이준영 롯데홈쇼핑 MD가 제품을 시연하고 있다. /이호재기자지난 24일 서울 영등포구 롯데홈쇼핑 본사에서 이준영 롯데홈쇼핑 MD가 제품을 시연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피부에만 화장하지 말고 머리에도 화장하세요. 피부에만 ‘쿠션’하지 말고 머리에도 ‘쿠션’하세요.”

내년이면 직장생활 경력 10년 차에 접어드는 이준영(34) 롯데홈쇼핑 뷰티팀 파트장(MD)은 스트레스로 인한 탈모 때문에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원형탈모 증세가 보이기 시작한 그의 관심사는 자연스럽게 탈모 관련 상품으로 이동했다. 피부에 화장하듯 쿠션으로 머리에 톡톡 바르는 신개념 헤어쿠션 ‘라라츄’를 홈쇼핑에서 선보인 배경이다.

탈모 인구 1,000만 시대. 소비자들은 반응했다. 라라츄는 지난 10월 말 롯데홈쇼핑에서 처음 방송을 탄 후 이달 19일까지 9회 연속 매진됐다. 누적 주문액은 론칭 2개월 만에 44억원을 달성했다. 개수로는 7만개가 넘는다. 소비자 만족도도 높다. 전환율(총 주문 건수에서 상품 주문 후 15일 이내 취소·반품 수를 제외한 실구매 비율)은 타 제품보다 평균 5~10%가량 높은 80%에 달한다.


탈모 관련 상품에는 관심이 많았지만 그는 사실 8년간 패션·잡화팀 소속이었다. 뷰티팀으로 보직을 옮긴 것은 올해 초였다. 다루는 상품군에서부터 모든 게 새로웠지만 그의 낯선 시선이 오히려 ‘무기’가 됐다. 이 파트장은 “기존 뷰티 홈쇼핑 방송은 앰플·세럼과 같은 기초 제품이나 색조 화장품을 위주로 진행됐다”면서 “기초·색조 화장품에 국한되지 않는, 소비자가 실제로 필요로 하는 ‘니즈 상품’을 기획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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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홈쇼핑에서 탈모 샴푸·트리트먼트 등 탈모 방지 상품에 대한 수요는 높다. 하지만 기존에 출시되던 탈모 커버용 스틱 ‘흑채’는 달랐다. 가루의 흩날림이 심하거나 손으로 문질렀을 때 번지는 경우가 있어 판매율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이 파트장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와 손잡고 밀착력은 높이고 지속력은 30시간으로 늘린 쿠션 형태의 라라츄를 탄생시켰다. 그는 “라라츄는 두피를 채워주는 동시에 새치도 덮어준다. 론칭 8개월 전부터 직접 사용하고 수정 작업을 거치면서 기존 상품의 단점을 개선한 헤어쿠션형 제품을 개발했다”면서 “외부에서도 당당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쿠션 팩트처럼 용기도 예쁘게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방송 후 그의 예상보다 광범위한 고객층에서 호응했다. 빈모·탈모를 겪고 있는 중년층은 물론 젊은 층의 구매율도 상당 부분을 차지한 것이다. 탈모를 겪는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는 탓에 홈쇼핑의 주요 시청 층인 5060세대보다 어린 3040세대가 30%를 차지한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라라츄로 이마 라인을 정리하며 깔끔한 이미지를 연출하는 효과도 거둔다.

이 파트장은 여전히 소비자의 간지러운 곳을 확실히 긁어줄 제품을 찾고 있다. 그는 “다가오는 여름에 맞춰서 워터프루프·자외선차단 기능을 보완한 시즌2 제품을 기획하고 있다”면서 “향후 눈썹 숱이 없으신 분이 간편하게 그릴 수 있고 다음날까지도 지속력이 보장되는 아이브로 상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뷰티 상품이 90만가지가 있다고 해도 개발할 게 여전히 많다고 생각해요. 고객들의 다양한 수요를 아직도 잡지 못한 거죠. 고객들과 많은 소통을 하고 시장조사를 거치면서 탈모 방지 제품, 아이브로, 흉터를 가릴 수 있는 크림 등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허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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