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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의 세계..."선곡·녹음서 뮤비까지 앨범 제작 총지휘자죠"

<프리랜서 배수정에게 들어본 'A&R의 세계'>

음악 사랑하는 사람에겐 최고 직업

트와이스·갓세븐·AOA 등과 작업

배수정 A&R가 서울 중학동 서울경제신문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송은석기자배수정 A&R가 서울 중학동 서울경제신문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송은석기자



연예기획사에서 A&R(Artists and Repertoire)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일까. 매니저나 프로듀서가 하는 일에 대해서는 잘 알지만 A&R의 역할을 아는 이는 드물 것이다. 그러나 A&R 없이는 그 어떤 아티스트도 히트 앨범을 낼 수 없다. 아티스트에게 어떤 곡이 필요한지 고려해 작곡가를 선정하고, 곡을 받고 콘셉트를 정해 녹음하는 등 앨범이 나오기까지 전 과정에 A&R의 세심한 손길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앨범 자켓 촬영, 뮤직비디오 촬영까지 A&R가 담당해야 할 몫이다. 한 마디로 앨범 제작의 총지휘자인 셈이다.

해외 유명 기획사들은 1990년대부터 A&R팀까지 둘 정도로 앨범제작에서 A&R의 역할은 핵심적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A&R의 중요성을 인식한 것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JYP엔터테인먼트의 A&R을 거쳐 현재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는 배수정 씨를 만나 요즘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A&R의 세계를 알아봤다.


배 씨는 “A&R은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최고의 직업”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마감일이 다가오는데 곡을 찾지 못했을 때는 ‘나 때문에 앨범이 밀리는 것은 아닌가’하는 압박감에 시달린다. 모든 부서는 곡 확정만을 기다리며 A&R에게 진행 상황을 물어보는 만큼 스트레스가 크다”며 보람 못지않게 큰 고충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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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P에서 A&R로 원더걸스, 미쓰에이, 갓세븐, 트와이스 등의 앨범 제작에 참여했고 지금은 프리랜서 A&R로서 소녀시대 효연, AOA, 프리스틴 V 등 다양한 아티스트와 함께 음악 작업을 진행한 배 씨는 “JYP에서 일할 때는 상사의 컨펌을 기다리는 입장이었는데 이제는 작곡가들에게 곡을 받아 아티스트를 고르고 레이블의 컨펌을 기다리는 입장이 됐다”고 말했다.

A&R로 가장 인상 깊었던 일로는 핀란드 출신 해외 작곡가가 이메일로 곡을 보내온 것을 꼽았다. 전혀 안면이 없었던 작곡가가 보내온 곡으로 AOA의 ‘빙글뱅글’이 탄생했는데, 작곡가가 인스타그램에 해당 곡을 올리자 전 세계의 팬들이 리플을 달고 디엠을 주는 등 열광적인 반응이 이어져 K팝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해외 작곡가들은 한국 곡이 재밌다고 말해요. 해외 곡들은 똑같은 구간이 몇 번 반복되는데 K팝은 그걸 다 바꿔야 하거든요. 멜로디를 꼬고, 변주를 많이 줘야 하기 때문에 도전의식이 생긴다고 말해요. 또 K팝 그룹에는 래퍼 포지션이 있어서 랩파트가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K팝을 위해서 해외 작곡가들이 곡에 랩 파트를 일부러 넣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꿈의 직업’일 수 있는 A&R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배 A&R의 대답은 간단했다. 바로 ‘공채’ 시스템을 노리는 것. 그도 공채를 통해 JYP에 입사했다. 그가 입사했을 당시 면접은 국내, 해외 앨범 한 장씩을 가지고 리뷰를 쓰는 것이었다. 실무진 면접, 임원면접을 통해 어떤 아티스트와 작곡가를 좋아하는지 심층적으로 물었다. 특정 과를 졸업해야 하거나 자격 조건이 있는 것은 아니다. 배 씨는 학부 때 심리학을 전공하고 문화예술경영 석사과정을 졸업한 후 상상공장, 대중음악SOUND 연구원 등으로 있었다.


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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