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사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6일 더불어민주당의 유치원 3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처리 방침을 향해 “논의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패스트트랙을 하겠다는 것은 내일 본회의를 거부하겠다는 생각과 같다”고 비판했다. 패스트트랙 강행 시 27일 예정된 본회의에 불참할 수 있다는 의지를 내비치며 정부 여당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여당이 유치원법에 대해 패스트트랙을 세우겠다고 하는데 이는 명백한 슬로트랙”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여야는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과 관련, 회계 단일화 및 교비 유용에 대한 형사 처벌 여부를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교섭단체 3당은 지난 24일 정책위의장과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이 참여한 ‘6인 협의체’를 가동해 논의를 벌였지만, 결론 도출에는 실패했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26일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접점을 찾지 못한 채 27일 오전 다시 만나기로 했다. 앞서 교육위원장인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은 “26일 오전 9시”를 데드라인으로 못 박고 “유치원 3법에 대해 결론을 내지 않으면 위원장으로서 특단의 조처(패스트트랙)를 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나 원내대표는 ‘본회의 파행’ 가능성을 언급하며 배수의 진을 쳤다. 그는 “내일 본회의까지 시간이 있고, 6인 협의체 논의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이 상황에서 패스트트랙을 하겠다는 것은 한마디로 본회의를 할 생각 없다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여당의 협상 의지를 지적한 발언이지만, ‘본회의 거부’를 언급하며 보이콧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나 원내대표는 “임시국회 본회의가 27일이지만, 아직 시간은 충분하다”며 “여당이 이렇게 밀어붙이는 것에 대해 오만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