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유시민, 내년 1월 팟캐스트 공개… 文대통령 전철 밟나

‘선수’ 기근 속 ‘가짜뉴스’ 맞서 여권 구원투수 자처

정치복귀 선 긋지만, 현안 발언마다 시선 집중될듯

노무현재단 후임 이사장인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15일 오전 서울 마포구 노무현재단 사무실에서 열린 이사장 이·취임식에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연합뉴스노무현재단 후임 이사장인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15일 오전 서울 마포구 노무현재단 사무실에서 열린 이사장 이·취임식에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연합뉴스



“혹세무민 보도가 넘쳐난다”며 극우 ‘가짜뉴스’에 대항해 내년부터 유튜브 방송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향후 행보에 여의도 정치권의 시선이 집중됐다. 정계에서 은퇴한 뒤 사실상 ‘자연인’의 삶을 살아온 그가 최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임으로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취임하고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정계 복귀에 시동을 거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작가이자 방송인으로 지난 수년간 대중적 인기와 인지도를 키워왔다는 점도 그의 행보를 주목하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다.

노무현재단은 내년 1월 2일 유 이사장이 진행하는 팟캐스트의 제목과 기획 의도, 구성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홍보용 동영상도 공개하기로 했다. 재단 관계자는 26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무분별한 명예훼손을 비롯해 정부·여당을 향한 근거 없는 비판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자구책”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6월 시사프로그램 ‘썰전’에서 하차한 뒤 예능 프로인 ‘알쓸신잡’에만 출연하며 현안 발언을 최대한 자제해온 유 이사장 개인으로서는 6개월 만에 다시 태세를 바꾸는 것이 된다.


유 이사장 측은 ‘반(反) 지성주의’를 두고 볼 수 없어서일 뿐 정계복귀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유 이사장 역시 이런 행보가 정계복귀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는 지난 22일 한 행사에서 “팟캐스트를 한다고 하면 ‘노무현재단 이사장 맡아서 밑자락 깐 다음 몸풀기한다’고 보도가 나올 것 같다”고 예상한 바 있다. 그러나 그는 ‘선수’가 없어 스스로 나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지금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TV 홍카콜라’로 히트 친 반면, 민주당 홍보 채널인 ‘씀’은 기대에 못 미치는 흥행 성적을 내고 있어 확실한 구원투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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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의 향후 유튜브 등을 통한 ‘정치 논객’ 행보가 어떻게 펼쳐질지는 미지수다. 그의 발언이 어떤 정치적 파장을 보일지 점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유 이사장은 과거 자신의 언행에 대해 “꼭 말 안 했어도 되는 걸 괜히 말했던 적도 있고, 남 안 듣는 데서 살짝 말했으면 좋았을 것을 말한 적도 있다”며 “벼락출세한 사람에 맞는 처신을 못 했다”고 반성한 바 있다. 그러나 그는 곧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가리켜 “구치소에 계시면 안 된다. 더 전문적으로 돌봐주는 분들이 있는, 그런 데 계셔야 한다”며 냉철하게 발언하기도 했다.

최근 한 출판사가 주최한 강연에서는 ‘20대 남녀의 문 대통령 지지율이 엇갈린다’는 질문에 “(젊은 남자는) 군대도 가야 하고 여자들보다 특별히 받은 것이 없다. 축구도 봐야 하는데 여자들은 축구도 안 보고 자기들은 롤(LOLㆍ온라인게임)도 해야 하는데 여자들은 롤도 안 하고 공부하지. 모든 면에서 불리해”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20대 남성들의 심경을 대변하려는 취지라는 해석과 ‘상황을 너무 가볍게 인식하고 발언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함께 나오면서다. 김현동 바른미래당 청년대변인은 “20대 성별 지지율 격차의 원인을 ‘본인들이 군대ㆍ축구ㆍ게임으로 시간을 빼앗길 때 공부하는 여성에 대한 남성의 질투’로 이야기한 유시민 작가의 발언이 있었다. 유시민 특유의 해학을 섞은 이야기였다 한들, 이 발언은 분명한 반성과 사과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유 이사장은 “저를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 넣지 말아줄 것을 강력히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려 한다”며 대선 출마 가능성을 차단하려 애쓰고 있다. 그러나 팟캐스트를 통해 민감한 현안을 다루며 유 이사장은 다시 현실정치 깊숙한 곳으로 파고들 것으로 예상된다. 여권 지지자들 사이에서 더러 ‘가장 슬픈 친노(친노무현)’로 불리는 유 이사장이 직업정치인으로서의 삶을 ‘운명’으로 받아들인 문 대통령과 비슷한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유 이사장과 교류하는 한 정치권 인사는 통화에서 “지금 시점에서는 ‘다시 정치하지 않겠다’는 그의 말을 액면 그대로 이해해야 한다”면서도 “그의 정계복귀 상황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다원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이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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