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벤처기업의 총 매출액이 225조원으로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벤처기업의 종사자 수는 76만2,000명으로 삼성·현대차·SK·롯데·포스코 등 5대 그룹의 종사자 수를 뛰어넘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벤처기업협회는 2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8 벤처기업정밀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2017년말 기준 벤처 인증을 받은 기업 3만5187곳 가운데 2,059곳을 표본으로 추출해 진행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벤처기업의 총매출액은 225조 2,000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9%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재계 매출 순위 2위에 해당 되는 규모다. 공정거래위원회가 4월 발표한 재계 매출 순위를 보면 삼성전자가 258조원로 가장 많고 현대차(162조원), SK(158조원), 롯데(66조원), 포스코(64조원)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 벤처기업들의 기업 당 평균 매출액은 64억 200만원, 영업이익은 2억6,700만원으로 집계됐다.
중기부 관계자는 “지난해 반도체 분야의 유례없는 호황과 글로벌 경기회복에 힘입어 디스플레이와 정밀화학 등 주력품목의 수출 호조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반도체 업종의 평균 매출액은 121억원, 매출액증가율은 33.5%로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벤처기업들은 고용에서도 성과를 냈다. 지난해 말 기준 벤처기업 종사사 수 합계는 76만 2,000명으로 삼성 등 5대 그룹의 종사자 수 총합(75만 600명)을 웃돌았다.
벤처기업의 평균 종사자 수는 21.7명으로 전년 대비 4.3%(기업당 0.9명) 늘었고, 전체적으로는 3만1,000명이 증가했다. 지난해 자동차와 조선업 등 일부 업종의 고용절벽(종사자 수 2만1,000명 감소)에도 불구하고 벤처기업이 이를 상쇄하며 전체 고용 인원 유지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대기업이 영업이익률에 비해 고용 증가율이 낮은 것과 뚜렷하게 대조된다.
벤처기업은 지난해에도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며 기술혁신 역량 강화에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기업의 매출액 대비 R&D 비율은 전년동기 대비 0.6%포인트 증가한 3.5%로 집계됐다. 이는 중소기업(0.7%)은 물론 대기업(1.5%)보다 높은 수준이다. 창업주의 64.2%가 공학 전공자인데다 벤처기업의 79.8%가 부설 연구소 또는 연구개발 전담부서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서 드러나듯 R&D 친화적인 경영 환경의 결과물로 분석된다.
석종훈 중기부 창업벤처혁신실장 “올해는 중기부가 총 여덟 차례의 창업벤처생태계 대책을 내놓은 만큼 서서히 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내년 실태조사에서는 벤처기업 주요 성과지표가 한층 더 나아질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