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이르면 내년부터 최신형 아이폰을 인도에서 조립하기로 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7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는 미국과 중국이 상호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무역 전쟁의 악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애플은 대만의 스마트폰 위탁생산업체 폭스콘을 통해 인도에서 아이폰을 조립하기로 결정했다. 소식통은 폭스콘이 아이폰X 시리즈와 같은 고가 모델을 인도에서 조립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애플의 인도 내 사업이 새로운 수준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금까지 애플은 인도에서 아이폰 SE나 6S 등 저가 모델을 위탁생산업체 위스트론의 현지 사업장에서 조립해왔다. 최신형 아이폰 조립은 인도 남부에 있는 타밀 나두 주(州)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MC 삼파스 타밀 나두 주 공업부 장관은 이미 인도에서 샤오미 휴대전화기를 만들고 있는 폭스콘이 아이폰 생산시설을 포함해 공장을 확장하는 데 250억 루피(약 3,980억원)를 투자해 일자리 2만5,000개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과 폭스콘의 이번 조치에는 미국이 중국에 부과하는 고율 관세 우려가 반영됐다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다. 폭스콘은 애플과의 계약을 통해 중국에서 아이폰을 조립하는 까닭에 미중 통상갈등 악화로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로이터는 그런 의미에서 애플이 중국을 벗어나 다른 곳에서 아이폰을 조립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애플은 아이폰을 디자인해 중국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전 세계에 판매하는데 폭스콘이 조립량 대부분을 책임진다. 로이터는 현재 중국에 있는 폭스콘의 아이폰 시설이 인도로 옮겨가는 것인지, 인도에서 이뤄지는 작업이 단순 조립인지 부품생산까지 포함되는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의 전자제품 하청 생산업체인 폭스콘은 베트남에서도 공장을 설립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폭스콘은 무역 전쟁이 최대의 난제라며 악영향을 억제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시장조사업체인 인터내셔널데이터코퍼레이션의 나브켄다르 싱은 “인도 내 폭스콘을 통해 아이폰 생산을 늘리면 애플은 미국이 어떤 새 통상정책을 취하더라도 리스크를 피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현정 인턴기자 jnghnji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