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히토 일왕의 퇴위로 일본의 ‘헤이세이(平成)’ 시대가 마감을 앞둔 가운데 일본 정부가 내년 4월 새 연호를 공표하기로 했다고 아사히신문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이 2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내년 5월1일 나루히토(德仁) 왕세자의 일왕 즉위에 따라 시행될 새 연호를 한 달 전에 미리 공표하는 논의를 마무리 짓고 있다. 일본은 일왕의 즉위와 함께 새 연호도 결정되며 일상에서 연호가 폭넓게 사용된다. 히로히토 전 일왕 시대는 ‘쇼와(昭和)’였고 1989년 즉위한 아키히토 현 일왕 시대는 헤이세이였다.
일본은 서기 645년 다이카 개신으로 처음 연호를 채택한 이래 오늘날까지 연호를 이어왔다. 전근대에는 새 일왕이 즉위할 때, 신유(辛酉)년과 갑자(甲子)년을 맞이했을 때, 나라에 자연재해가 계속될 때 연호를 바꾸는 관례가 있었는데 메이지 유신 이후 일세일원제(군주가 새로 즉위해 연호를 정하면 새 군주가 새 연호를 정하기 전까지 사용하는 것)가 확립됐다.
일왕 즉위와 함께 현재의 연호인 ‘헤이세이’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연호가 사용되는데, 언제 새 연호를 공표할지가 일본 내에서 논란거리가 돼왔다. 자민당의 보수파 의원들은 전·현 일왕의 권위 충돌을 막기 위해 새 연호는 새로운 일왕이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현재의 일왕이 미리 새 연호에 대한 각의(국무회의) 결정 결과에 서명하고 새 일왕의 즉위 시점을 새 연호 사용 시점과 맞추는 쪽으로 입장을 정했다.
이는 행정업무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국민들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는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일본 정부는 최근 새 연호 공표 시점을 즉위 시점보다 1주일 빠른 4월 말로 하는 방안을 고려했지만 이에 대해서는 시스템 구축 등을 위한 시간이 지나치게 짧다는 지적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