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9년 금융산업 전망에 따르면 대출규제 강화와 대손비용 증가 등의 여파로 금융권 전반적으로 성장률과 수익성 모두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소는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규제가 전 금융권으로 확대되면서 추가 대출여력이 크게 약화되는 점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이와 함께 각 부문별 연체율의 완만한 상승세로 미뤄 차주의 부실 가능성이 높아져 금융권 전반에 걸쳐 대손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 인하, 법정 최고금리 추가 인하, 대출금리 산정체계 개선 등 가격체계 변경의 영향도 수익성 악화의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제조업 부문이 경기 하강 국면에 진입함에 따라 기업부문의 리스크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했다. 정부에서 생산적 금융을 통한 벤처?혁신기업으로의 자금지원을 강화하고 있으나 제조업 가동률이 하락하고 영업이익을 통해 이자를 커버하지 못하는 한계기업 수가 증가하는 상황이다. 연구소는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등 주요산업의 위기감이 커지면서 이들 업종을 중심으로 부실화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혜미 연구위원은 “최근 1~2년 동안 은행의 수익성 개선은 순이자마진(NIM) 개선과 함께 대손비용의 감소효과로 나타난 현상”이라며 “현재 금융권의 건전성 지표는 체감 경기와 달리 이상할 만큼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커지는 불확실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준비할 시기라는 조언도 내놨다. 미국의 경기둔화가 현실화되면서 국내 경기부진과 함께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금융산업은 2년여 남짓한 짧은 회복기를 지나 새로운 하강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새롭게 시도되는 금융혁신에서 파생되는 리스크 요인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다가올 위기에 대비해 자산을 확대하기보다는 충당금 적립을 확대하고 취약차주 또는 한계기업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위원은 “향후 금리상승이 제한되고 취약차주 및 한계기업 중심으로 건전성 악화가 예상되면서 이러한 효과가 상쇄돼 2019년 중에는 금융권 전반적으로 실적 부진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연구소는 기존 금융권 내의 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비금융회사의 금융업 진출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인터넷전문은행 특별법 제정으로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이 가능해졌고 정부에서도 소규모 특화 금융회사의 설립 허용, 금융업 인가단위 세분화, 겸영 및 부수업무 확대 등을 통해 경쟁 촉진을 유도하는 정책을 적극 추진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각종 수수료 등 가격 하락과 함께 특정업무와 관련된 서비스 확대를 통해 금융소비자의 편익이 증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나아가 한국판 ‘규제 샌드박스’로 알려진 금융혁신지원 특별법 제정과 함께 마이데이터 산업 육성, 데이터 중심의 새로운 생태계 조성이 본격화되면서 기존과 다른 혁신적인 금융서비스가 제공될 경우 기존 금융회사의 변화를 유도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희수 개인금융팀장은 “향후 진입장벽이 낮아져 새로운 시장참가자가 늘어남에 따라 시장 집중도는 완화될 것이고, 금융산업의 효율성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며 “데이터 기반의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해져 개인재무관리(PFM)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고 새로운 경쟁구도를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