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없으니 속수무책

59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마지막 모의고사에서 손흥민(토트넘)의 부재를 절감하며 무승부를 기록했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일(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바니야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0대0으로 비겼다. 아시안컵 조별리그 1, 2차전에 나서지 못하는 손흥민의 공백을 메울 대안 전술로 변형 스리백을 가동했지만 득점에 실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유효슈팅 제로에 그쳤고 기성용(뉴캐슬)의 페널티킥 실축까지 겹쳤다.

이날 벤투 감독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스리백(3-4-2-1) 전술을 가동했다. 왼쪽 측면 수비수인 김진수(전북)와 홍철(수원)이 부상 여파로 컨디션이 좋지 않은 데 따른 변형 전술이었다. 황의조(감바 오사카)를 원톱으로 이청용(보훔)과 황인범(대전)이 2선 공격수로 나섰고 정우영(알사드)-기성용(뉴캐슬) 조합이 중원을 맡았다. 좌우 윙백은 황희찬(함부르크)과 이용(전북)이 출격한 가운데 김승규(빗셀 고베)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버스 운전사가 길을 찾지 못한 탓에 경기 시작 50여분 전에 도착해 몸을 제대로 풀지 못한 대표팀은 전반 초반 사우디아라비아의 스피드와 패스에 고전했다. 전반 12분 손흥민의 자리에 투입된 황희찬이 페널티 지역 오른쪽까지 치고 들어가 골키퍼 키를 넘기는 슈팅을 시도했지만 왼쪽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전반 31분에는 황희찬의 땅볼 크로스로 만든 절호의 기회에서 황의조가 달려 들어가며 방향을 바꾼 공이 골문 밖을 향했다. 후반 10분 황의조의 슈팅이 또다시 골대를 외면했고 후반 28분 기성용의 슈팅은 상대 골대 옆그물에 꽂혔다. 후반 36분에 기성용이 페널티킥을 끌어냈으나 직접 찬 슈팅이 골대 왼쪽으로 벗어났고 결정적인 기회를 살리지 못한 한국은 무승부로 마감했다.

벤투호는 7경기 무패(3승4무)의 성적 속에 오는 7일 오후10시30분 두바이에서 펼쳐지는 필리핀과의 C조 조별리그 첫 경기로 아시안컵 우승 사냥을 시작한다. 키르기스스탄과의 2차전은 12일 오전1시 알 아인에서 열리고 손흥민이 합류하게 될 최종 3차전 중국과의 경기는 16일 오후10시30분 아부다비에서 벌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