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2019년 주요 대기업 신년사] "혁신, 그리고 생존"…절박함 속 지속가능 성장 외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회적 가치 창출 비중 50%로 확대"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제조·서비스 융합 사업 발굴"

구광모 LG그룹 회장

"고객 위한 가치창조 정신 키울 것"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신기술 도전·투자로 초격차 유지"

0315A13 그룹회장신년사



국내 주요 그룹 수장들은 새해 첫 업무일인 2일 신년사에서 생존을 위한 변화와 혁신을 주문했다. 경기침체와 미중 무역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미래 먹거리 확보는 생존과 직결된다는 절실함이 녹아 있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날 “핵심성과지표(KPI)에서 사회적 가치 창출 비중을 50%까지 늘리겠다”며 올해도 사회적 가치 창출에 힘쓸 것을 독려했다. 이날 신년회는 최 회장이 별도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고 주요 관계사 최고경영자(CEO)가 패널로 참여해 대담한 뒤 최 회장이 마무리 발언을 하는 독특한 형식으로 진행됐다. 최 회장이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누차 강조하는 만큼 신년회 진행 방식에도 변화를 준 결과다. CEO들은 사전 설문조사로 선정된 △사회와 SK 구성원의 행복 △사회적 가치(SV) 창출 △기업의 지속가능 성장 등에 대해 토의했으며 관련 실시간 현장을 사내방송을 통해 송출했다.




2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그룹 새해모임에서 구광모 ㈜LG 회장 등 임직원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하현회(앞줄 왼쪽 두번째부터) LG유플러스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구 회장, 권영수 ㈜LG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사진제공=㈜LG2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그룹 새해모임에서 구광모 ㈜LG 회장 등 임직원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하현회(앞줄 왼쪽 두번째부터) LG유플러스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구 회장, 권영수 ㈜LG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사진제공=㈜LG


지난해 9월 그룹 총괄로 임명된 후 처음으로 시무식을 주재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올해를 새로운 도약의 원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임직원을 격려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미래 대응력 강화 등을 새해 경영 목표로 제시한 뒤 현대차그룹을 ‘미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자율주행 분야에서 오는 2021년 국내 자율주행 친환경 로보택시 시범 운영을 목표로 하는 등 혁신성과 안전성을 갖춘 기술을 개발해나갈 것을 천명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그룹의 역량을 융합해 독자적인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모델을 구축하고 외부 사업자와의 제휴를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해 제조와 서비스를 융합한 사업 기회를 발굴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취임 이후 첫 신년사에서 ‘고객을 위한 가치 창조’라는 기본 정신을 더욱 발전시키자고 당부했다. 구 회장은 발언하는 10분간 ‘고객’이라는 단어만 30차례 언급할 정도로 고객 가치를 강조했다. 구 회장은 신년사에서 “LG가 쌓아온 전통을 계승·발전하는 동시에 더 높은 도약을 위해 나아갈 방향을 수없이 고민했지만 결국 그 답은 ‘고객’에 있었다”며 “새로운 LG의 미래를 다 같이 만들어 나가자”고 했다. 이어 “저부터 실천하겠다”며 “결코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시무식에 참석한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초일류·초격차 100년 기업으로의 도약을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차세대 제품과 혁신기술로 신성장 사업을 적극 육성하고 건설적 실패를 격려하는 기업문화, 신기술에 대한 과감한 도전과 투자로 미래 지속성장의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부회장은 ‘법고창신(法古創新)’이라는 사자성어를 인용해 “전체 프로세스 점검을 통해 기존 사업의 기반을 더욱 견고히 하자”고 강조했다. 법고창신은 옛것에 토대를 두되 이를 변화시킬 줄 알아야 하고 새것을 만들어 가되 근본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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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 회장은 “우리는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위험 앞에 서 있다”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비즈니스 전환을 이뤄내자”고 말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올해 상황이 어렵지만 포스코인(人)의 DNA에는 숱한 위기들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의 밑거름으로 삼아온 전통이 각인돼 있다”면서 “원대한 뜻을 이루기 위해 온갖 난관을 극복해 나가는 승풍파랑(乘風破浪)의 정신으로 올 한 해 힘차게 정진하자”고 격려했다. 최 회장은 특히 그룹 핵심사업으로 육성 중인 2차전지 소재 사업에 총력을 다할 것을 주문했다.

허창수 GS 회장은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블록체인과 같은 혁신기술이 시장과 사업모델을 어떻게 바꿔갈지 변화 맥락을 짚어내야 한다”며 “항상 앞날을 내다보고 하루하루 개선하고 또 혁신해야만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승연 한화 회장은 “앞으로의 10년은 우리가 겪어온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더 혁명적인 변화의 시기가 될 것”이라면서 “향후 10년이 ‘무한기업’ 한화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절박함으로 ‘지금 이 순간’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제한된 시장을 놓고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등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절박함과 간절한 마인드로 공격적인 영업을 펼쳐 시장경쟁력을 강화하자”고 독려했다. 박 회장은 특히 장기적 저성장 기조에 대비해 수익성 극대화에 심혈을 기울일 것을 주문했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지난해 각종 악재를 의식한 듯 “임직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겠다”고 밝힌 뒤 “변화된 대한항공을 바탕으로 우리가 보답해야 할 대상을 고객과 국민, 여러 관계기관과 협력업체로 함께 확장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올해는 국내외 경기가 지난해보다도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위기 이후 반드시 기회가 찾아오는 만큼 사이클 전환기에 대비해 판을 바꿀 만한 충분한 역량과 강인한 기업 체질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그룹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역량을 집중했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올해 경영성과를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저돌적이라는 말은 돼지가 용감하게 돌진하는 모습에서 생긴 단어”라며 “올해부터 자율경영을 통해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좋은 성과를 만들어내자”고 격려했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글로벌 경기둔화와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한 치 앞을 가늠하기 어렵다”면서 “고객의 소리를 경청하는 것이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오롱그룹은 지난해 이웅열 회장의 급작스런 사퇴로 그룹 협의체 ‘원앤온리위원회’ 주관으로 시무식을 진행하면서 “혁신의 빅뱅을 통해 우리 스스로를 완전히 바꿔 강한 코오롱, 전진하는 코오롱을 일궈나가자”고 다짐했다.
/박효정·양철민·박한신기자 jpark@sedaily.com

박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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