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검찰 수사관에 이어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까지 폭로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야당 시절과 달리 이들 내부고발자를 대하는 자세가 표변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손혜원 민주당 의원이 신 전 사무관에 대해 돈을 벌기 위해 공익제보자 행세를 했다는 취지의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 삭제한 후 후폭풍이 예사롭지 않다. 손 의원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당시 공익제보자인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와 노승일 전 케이스포츠재단 부장에 대해서는 신변보호를 언급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태도라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손 의원뿐 아니라 같은 당의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꼴뚜기가 뛰니 망둥이가 뛴다”고 했고 박범계 의원은 “스타 강사가 되려는 의도”라고 했다. 야당 시절에는 내부고발자를 ‘의인’으로 칭송했다가 여당이 되니 ‘미꾸라지·범법자’로 몰아세우는 전형적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행태라는 지적이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4일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공익제보자를 범법자로 모는 이 정권의 문제, 드러난 각종 사찰과 조작 의혹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특감반 진상조사단은 이날 청와대를 항의방문한 데 이어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을 추가 고발하기로 했다. 바른미래당도 논평을 통해 “신 전 사무관을 향한 정부 여당의 무차별 폭격 경쟁이 점입가경”이라며 “오죽하면 문재인 캠프에서 공익제보지원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던 이지문 중위조차도 정부 여당의 이중적인 행태를 비판하고 나섰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1992년 군 부재자 부정투표 고발로 한국 내부고발의 상징이 된 이지문 한국청렴운동본부 이사장은 최근 한 인터뷰를 통해 “내부고발도 자기들 입맛에 맞으면 선한 것이 되고, 맞지 않으면 적폐가 되는 건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