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 협상안의 의회 통과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공식 탈퇴 시일의 연기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데일레 텔레그래프는 7일 익명의 EU소식통들을 인용해 오는 3월29일로 정해진 탈퇴 시한을 늦추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소식통은 영국 정부측이 유럽연합의 헌법에 해당하는 리스본 조약 50조의 적용을 연장하는 방안을 타진하고 EU측의 반응을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은 지난 2017년 3월29일 리스본 조약의 50조에 의거해 탈퇴 의사를 공식 통보하고 그 조건을 둘러싼 2년의 협상 절차를 시작했다. 리스본 조약 50조에 의하면 최종 합의가 무산되더라도 영국은 통보일로부터 정확히 2년 뒤인 3월29일을 기해 자동으로 EU에서 탈퇴하게 된다.
데일리 텔레그래프의 보도에 대해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총리는 올해 3월29일에 EU를 탈퇴하게 된다고 줄곧 말해왔고 50조를 연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하원은 정부가 지난해 11월 EU측과 합의한 브렉시트 협상안을 내주 표결에 부칠 예정이며 현재로서는 부결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반적인 예측이다.
브렉시트 합의안이 하원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과반의 찬성이 필요하다. 합의안이 무력화되면 브렉시트의 전도는 극히 불투명해지는 셈이다. 영국 재계와 금융시장에서는 탈퇴 조건에 대한 합의가 결여된 이른바 ‘노 딜’(no deal) 브렉시트가 발생하면 무역 통로가 경색되고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며 공급망이 교란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현정 인턴기자 jnghnji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