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의 상자 속에서 3D 캐릭터가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관람객이 상자 윗부분에 위치한 카메라를 보면서 말을 걸면 몸짓을 바꿔가며 대화에 응하기도 한다. 영화에서나 보던 홀로그램이 눈앞에 펼쳐진 셈이다. SK텔레콤(017670) 관계자는 “투명스크린에 캐릭터를 띄우는 방식으로 홀로그램을 구현했다”며 “앞으로 10년 내에는 완전한 ‘리얼 홀로그램(Real Hologram)’ 구현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과 SM엔터테인먼트가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9’에서 꾸린 공동 부스에는 차세대 미디어를 이끌 기술들이 한곳에 모여 있다. 양사는 ‘5Gx 넥스트 엔터테인먼트(5G 차세대 엔터테인먼트)’를 주제로 SK텔레콤의 5G·인공지능(AI) 기술과 SM의 콘텐츠를 결합시켰다.
가장 인기를 끌었던 공간은 가상현실(VR)을 이용한 ‘소셜(Social) VR·에브리싱(Everysing)’이다. 소셜 VR과 에브리싱은 각각 SK텔레콤과 SM의 VR, 노래방 플랫폼이다. 두 플랫폼의 결합으로 VR 기기를 쓰고 VR 속에서 다른 도시·국가에 위치한 참여자들과 함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서비스가 탄생했다. 8일(현지시간) CES 2019 개막에 맞춰 SK텔레콤·SM 공동 부스에 방문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의원들도 VR 기기를 직접 착용하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홀로그램과 SK텔레콤의 AI 플랫폼 ‘누구(NUGU)’를 결합한 ‘홀로박스’는 AI 서비스의 미래를 보여줬다. 이는 사람의 모습을 갖추고 있는 3D 아바타가 홀로그램으로 나타나는 서비스다. 서비스가 상용화되면 음성을 통해 AI와 대화하는 현재 수준을 넘어서 앞으로 사람처럼 느껴지는 AI 캐릭터와 소통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미디어 파일의 화질·음질을 원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미디어 품질 향상 기술(AI Media Upscaling)’과 음원에서 보컬·반주 등 일부 요소를 떼어내는 ‘음원 분리 기술(AI Vocal Remover)’은 빠른 시일 내에 상용화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음원 분리 기술을 이용하면 실제 가수가 노래하는 영상에서 목소리만 떼어낼 수 있다”며 ”노래방에서 실제 ‘소녀시대’ 노래에 목소리만 지우고 본인이 노래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수만 SM 회장과 이 사업을 빨리 추진하자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박 사장과 이 회장은 전시 부스에서 만나 플라잉카(Flyingcar) 등 미래 기술부터 구체적인 미디어 분야 협력 방안까지 논의했다.
이날 공동 부스는 차세대 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공연으로 관람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어냈다. 춤 동작을 그대로 따라 하는 VR 캐릭터와 사람의 공연이 펼쳐지자 곳곳에서 탄성이 나오기도 했다. 여러 대의 팔을 이용해 디제잉을 하는 로봇 DJ와 실제 활동하는 사람 DJ가 함께한 협연도 큰 인기를 끌었다.
김영민 SM 총괄사장은 “5G 상용화 시대에 다양한 분야에서의 변화 및 발전이 있겠지만 결국은 음악 등 콘텐츠를 잘 활용해 미래 엔터테인먼트를 만드는 것이 한국이 가장 앞서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라스베이거스=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