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뉴욕 맨해튼의 상징 ‘크라이슬러 빌딩’ 매물로 나와

매각 희망가격은 안 알려져

아부다비투자공사, 2008년 8억달러에 빌딩 사들여

77층, 319.4m로 뉴욕서 6번째 높아

“빌딩 현대화로 매입자 찾기 힘들 수도” 전망

미국 뉴욕의 스카이라인을 장식한 대표 건축물인 ‘크라이슬러(가운데) 빌딩’ /로이터연합뉴스미국 뉴욕의 스카이라인을 장식한 대표 건축물인 ‘크라이슬러(가운데) 빌딩’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뉴욕 맨해튼의 마천루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건축물인 ‘크라이슬러 빌딩’이 새 주인을 찾는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투자기금 ‘무바달라’가 크라이슬러 빌딩 매각을 위해 상업용 부동산 회사인 CBRE를 고용했다고 보도했다. 매각 희망가격은 알려지지 않았다.



1930년 완공된 크라이슬러 빌딩은 77층(319.4m) 건물로 당시 세계 최고층 기록을 세웠으나 이듬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102층)에 1위 타이틀을 내줬다. 현재는 뉴욕에서 6번째로 높은 건물이며, 올해 말 다른 빌딩이 완공되면 7위로 밀려날 예정이다. 이 빌딩은 꼭대기의 독수리 석상과 둥근 천장의 삼각형 창문으로 유명하며, 영화 ‘스파이더 맨’, ‘맨 인 블랙’ 등의 배경으로 등장해 뉴욕시 대표 건물로 자리 잡았다. 아부다비투자위원회(ADIC)는 지난 2008년 8억달러(9,000억원)에 빌딩 지분 90%를 사들였으며, 현재 부동산회사 티시먼 스파이어와 건물을 공동소유하고 있다. 브라이언 로트 무바달라 대변인은 “크라이슬러 빌딩은 분명 매입자에게 엄청난 명성을 안겨줄 상징적인 건물”이라고 말했다.

외신들은 크라이슬러 빌딩이 매물로 등장한 이유는 낮은 입주율로 인한 비용 부담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CNN은 “최근 많은 현대식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크라이슬러 빌딩이 입주자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고 전했다. 미 방송사 NBC에 따르면 크라이슬러 빌딩 객실 사용률은 뉴욕 평균보다 낮은 80% 초반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ADIC가 이번 매각을 통해 빌딩 지분 매입에 투자한 8억달러를 회수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업자인 아델라이드 폴시넬리는 “1920~40년대 지어진 건물을 관리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도 “전 세계에 ‘내가 크라이슬러를 갖기를 원한다’고 말할만한 억만장자가 있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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