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백브리핑]日, 23년 만에 영국산 소고기 수입 재개

일본이 23년 만에 영국산 소고기 수입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 1996년 영국에서 광우병 사태가 발생한 후 금지했던 영국산 소고기 수입을 재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30개월 미만 영국산 소고기는 일본으로 들어올 수 있게 된다. 일본은 또 영국산 양 수입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영국 증권가에 따르면 이번 조치로 영국의 대일 육류(소·양고기) 수출은 앞으로 5년간 1억2,700만파운드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의 연간 육류 수출 규모는 2017년 기준 12억파운드에 달한다.


■ 日은 왜 빗장 풀었나

브렉시트 후 英과 무역확대 고려

메이와 정상회담 전날 깜짝 발표




일본이 23년 만에 영국산 소고기에 대해 빗장을 푼 이유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이후 양국 간 무역교역 확대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영국을 방문 중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정상회담 전날 해당 조치가 발표되면서 이 같은 해석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FT는 “이번 수입재개는 메이 총리에 대한 선물일 뿐만 아니라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태 이후 일본산 식재료 수입을 금지하고 있는 유럽연합(EU)을 떠나는 영국에 손을 내미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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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영국은 EU와 달리 일본산 식재료 수입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며 우호적 입장을 보여왔다. EU와 별개로 일본과 무역거래를 확대하기 위한 행보인 셈이다. 2017년에는 일본을 방문한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이 언론에 후쿠시마산 복숭아 주스를 마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아베 총리도 이날 출국 직전 기자들과 만나 “브렉시트와 관련해 일본의 입장을 제대로 전달하고자 한다”며 “특히 노딜 브렉시트의 위험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양국에 의미 있는 일”이라고 영국과의 경제관계 개선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최근 일본은 EU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고 유럽산 소고기 관세를 앞으로 15년간 38.5%에서 9%로 낮춘 바 있다. 이에 FT는 영국이 브렉시트 이후 똑같은 조건으로 일본과 FTA를 체결한다면 수출 규모가 대폭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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