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간호사 극단선택... ‘격무 공공병원의 그림자’

서울의료원 중증 환자들 몰려

간병업무도…처우는 개선 안돼

심현정 서울의료원노동조합(1노조) 위원장이 1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발생한 간호사의 극단적 선택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변재현기자심현정 서울의료원노동조합(1노조) 위원장이 1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발생한 간호사의 극단적 선택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변재현기자



지난 5일 극단적 선택을 한 간호사 A(28)씨의 직장이었던 서울의료원에는 11일 적막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A씨가 조합원으로 있었던 서울의료원노동조합(1노조)의 심현정 위원장은 “따뜻하고 밝았으며 자신의 일에 성실했던 사람”으로 고인을 기억했다. 심 위원장은 유족들이 제기하는 직장 내 괴롭힘(태움) 의혹에 대해 “외부인력으로 구성된 진상조사위원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A씨가 행정부서로 발령받기 전 있었던 일반병동은 공공병원의 특성상 중증도가 높은 환자들이 몰리는데다 간호사들이 간병인 역할까지 맡아야 해 스트레스가 심각했다고 알려졌다.


심 위원장은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고인은 따뜻하고 밝은 친구였다. 똑똑하고 자신의 일에 성실했다”고 말했다. 심 위원장은 일각에서 태움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데 대해 “간호부에서 나이 많은 상사들과 함께 일하는 것은 5년 차 간호사로서 힘든 일일 수 있다”면서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그 부분에 대해서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1노조에 따르면 A씨의 남동생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남긴 글에 따르면 유서 마지막에 “병원에는 알리지 말아라. 병원 사람들은 문상도 오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내용이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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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의 인사발령 날짜는 지난해 12월17일로 이전까지 일했던 일반병동의 상황도 극단적 선택의 원인에서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간호사 60명을 단계적으로 충원할 계획이지만 간호사가 간병인 역할까지 담당하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업무량이 많이 늘었다는 게 심 위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공공병원이다 보니 중증도가 높아 운동·식사 등을 혼자 할 수 없는 환자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9월 기준 서울의료원의 간호사 퇴사율은 12.8%에 달했다.

간호사들의 일은 늘었지만 처우는 개선되지 않았다. 심 위원장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의료수가에 포함되면서 환자들이 권리로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폭언과 폭행을 당하는 경우도 잦았다. 심 위원장은 “간호사가 늘어난 만큼 업무도 따라서 증가했는데 인력 충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간호사에 대한 심리치료·상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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