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아시안컵 16강 진출을 확정했지만 결정력 부족이라는 과제를 다시 받아들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2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알아인의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키르기스스탄과의 대회 C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전반 41분에 나온 김민재(전북)의 헤딩 선제골을 끝까지 지켜 1대0으로 승리했다.
1차전에서 필리핀을 1대0으로 꺾은 한국은 2연승으로 최소 조 2위를 확보해 16강에 합류했다. 하지만 한국은 필리핀에 3대0 승리를 거둔 중국(2승)에 골 득실(중국 +4, 한국 +2)에서 뒤져 C조 2위에 자리했다. 벤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A매치 9경기 연속 무패(5승4무) 행진을 이어간 대표팀은 오는 16일 조 1위를 놓고 중국과 최종 3차전을 벌인다.
벤투 감독으로선 키르기스스탄전을 앞두고 “경기에서 이겨 조별리그 통과를 결정하겠다”는 소기의 목표는 이뤘다. 그러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1위인 키르기스스탄(한국은 53위)을 상대로 다득점 승리를 바랐던 팬들의 기대에 못 미쳤다. 황의조를 원톱에 세운 4-2-3-1 전형으로 나선 한국은 공세적으로 나온 키르기스스탄의 전방 압박에 고전했다. 황희찬이 오른쪽 측면과 중앙을 넘나들며 저돌적인 돌파를 시도하며 활기를 불어넣었지만 마무리가 부족해 수비벽에 번번이 막혔다.
답답하던 흐름에 그나마 활기를 불어넣은 건 수비수 김민재였다. 김민재는 전반 41분 오른쪽 코너킥 기회에서 홍철이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려주자 헤딩으로 공의 방향을 바꿔 귀중한 선제골을 뽑아냈다. 한국은 선제골 이후 많은 공격 기회를 만들었지만 골 결정력이 따라주지 않았다. 후반 23분 홍철의 왼쪽 크로스에 이은 황의조의 헤딩슛과 후반 39분 황희찬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때리는 ‘골대 불운’으로 추가 골을 뽑지 못했다. 압도적인 볼 점유율 70.9대29.1에 슈팅 19개를 쏘고도 1골에 그쳤다.
필리핀전에서 밀집수비에 고전한데 이어 2경기 연속 1대0 ‘진땀승’을 거둔 벤투 감독은 경기 후 “오늘 선수들의 경기력이 썩 좋지 않았다. 추가 득점에 실패하며 상대에게 무승부의 희망을 줬다”고 아쉬움을 나타내고 “득점력이 떨어지는 게 우려스러울 수도 있지만 앞으로 골 기회를 더 많이 만들고 제대로 마무리를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