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뉴브랜드 들어선 명품관..."추위에도 1020 몰렸다"

욜로 성향 뚜렷한 밀레니얼 세대

오프화이트·N˚21·MSGM 등

롯데百 입점 후 신규고객 20배

갤러리아·현대·신세계서도

전통 럭셔리 브랜드 제치고

앰부쉬 등 유니크 브랜드 인기

#지난 10일 오전 8시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본점 앞. 오픈이 두 시간 넘게 남았지만 패딩을 꽁꽁 싸맨 수백 여명의 고객들이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이 한겨울 아침 추위를 견뎠던 건 샤넬 때문도 루이비통 때문도 아니었다. 젊은 고객들이 한마음으로 명품관 앞에서 줄을 섰던 이유는 하이엔드 스트릿 브랜드 ‘오프화이트(OFF WHITE)’의 한정판 컨버스화를 구매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1,000여명의 고객이 몰렸고 270족 판매가 모두 끝난 후 대다수의 고객들은 빈손으로 돌아가야 했다.




수백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 럭셔리 브랜드의 집합소인 명품관이 젊어지고 있다. 소비 파워가 세진 밀레니얼 세대의 취향을 반영하면서 명품관에 ‘럭셔리 2.0 브랜드’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11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에비뉴엘 본점에 단독 매장을 오픈한 오프화이트는 올해 주요 점포로 확대할 예정이다. 오프화이트는 나이키, 컨버스 등과 협업하며 밀레니얼 사이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으며 반 팔 한 장에 30만원에 달할 정도로 가격대가 높지만 주요 고객층이 10~20대다.

롯데백화점은 앞서 젊은 층 사이에 인기를 모으고 있는 N˚21을 비롯해 이탈리아 컨템포러리 브랜드 ‘MSGM’을 잇따라 입점시켰다. 돌체앤가바나, 필립플레인 등이 퇴점한 자리에 전통 명품 브랜드 대신 밀레니얼 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젊은 브랜드를 들여 매장을 파격적으로 개편했다.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본점 오프화이트 매장/사진제공=롯데백화점롯데백화점 에비뉴엘 본점 오프화이트 매장/사진제공=롯데백화점


하이엔드급 신규 브랜드를 입점하자 젊은 층 고객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일반 명품 브랜드가 매장을 낼 때 창출되는 고객 수가 10여 명에 그치는 것과 대조적으로 오프화이트 입점 후 10~20대 신규 고객은 200명으로 늘었다. 심지어 오프화이트의 전체 매출 중 절반 이상은 10~20대 고객에게서 나오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명품 진입 장벽이 낮아져 20대, 더 나아가 10대 고객도 명품에 대한 거부감이 낮아지며 해외명품 상품군은 다양한 연령대 고객 흡수를 통해 지속 신장하고 있다”면서 “올해도 밀레니얼 세대들이 열광하는 다양한 해외명품 브랜드를 발굴해 유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갤러리아 백화점은 편집매장 ‘지스트리트 494 옴므(G.STREET 494 HOMME+)’에 ‘앰부쉬(Ambush)’, ‘엘리엇에밀(HELIOT EMIL)’ 등 유니크한 브랜드를 들이며 젊은 층의 수요를 만족시키고 있다. 앰부쉬는 일본 도쿄에서 주얼리 브랜드로 시작해 디자이너 중 한 명을 지난해 크리스찬 디올의 주얼리 디자이너로 스카우트 하기도 했다. 2017년 덴마크에서 론칭한 엘리엇에밀은 힙합 씬에서 가장 핫한 아티스트인 캔드릭 라마가 아끼는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갤러리아 백화점 관계자는 “이들 브랜드는 중성적인 이미지가 강해서 남성·여성에게 모두 인기가 많다”면서 “지스트리트 494 옴므의 전체 방문 고객 중 20~30대의 매출 비중은 약 60%에 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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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2.0 브랜드의 가세로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역시 MSGM과 오프화이트를 입점시키며 밀레니얼 고객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구정우 성균관대학교 교수는 “한 번뿐인 인생을 살면서 자신이 가치를 두는 것에 과감히 소비하는 젊은 욜로족들의 구매 성향으로 볼 수 있는 한편 계층에 따른 소비 차이가 드러나는 대목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명품관, 新 명품 브랜드 입점 현황

백화점 브랜드
갤러리아 앰부쉬, 엘리엇에밀, 032c, 라프 시몬스
롯데 에비뉴엘 오프화이트, MSGM, N˚21
현대 오프화이트, MSGM
신세계 오프화이트, MSGM, A.P.C


허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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