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시그널] 유통사 공모 리츠 상장 ‘봇물’… 신세계도 시동 거나

2월 홈플러스 리츠 흥행 여부가 '열쇠'




대규모 부동산을 보유한 유통사들의 부동산간접투자회사(리츠·REITs) 공모 상장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이랜드가 백화점과 아웃렛 등을 자산으로 하는 리츠를 상장한데 이어 홈플러스와 롯데그룹까지 상장 준비 막바지 작업에 돌입했다. 오는 2월 홈플러스의 리츠 상장이 흥행할 경우 내부 검토 중인 신세계도 곧 뛰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3일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구체화한 수준은 아니지만 신세계도 리츠 공모 상장을 통해 보유 자산을 유동화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리츠란 특정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대출에 투자해 발생한 이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회사나 투자신탁이다. 2001년 부동산투자회사법 제정으로 일반인도 수익증권을 사고파는 방식으로 대규모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공모 방식으로 상장한 사례는 없었다. 쉽게 말해 소수의 자산가를 중심으로만 투자가 이뤄졌다.


일반인도 쉽게 투자할 수 있는 리츠 공모 상장의 첫 테이프를 끊은 곳은 유통사인 이랜드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해 6월 이리츠코크렙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이리츠코크렙은 이랜드리테일이 2005년 7월 설립한 리츠로 NC백화점 야탑점과 뉴코아아울렛 일산·평촌점, 2001아울렛 분당·중계점 등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5,000원을 공모가로 800억원 규모의 자금조달에 나섰지만 청약경쟁률 0.45대1로 흥행에서는 쓴 맛을 봤다. 지난 11일 현재 주당 가격은 4,790원으로 시가총액은 3,034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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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은 지난해 말 이뤄진 부동산투자회사법 개정이다. 국토교통부는 완공된 건물에 투자한 뒤 직접 임대사업을 하는 리츠의 경우 상장 예비심사를 면제하고 주택도시기금의 공모 투자비율을 높이는 등의 내용의 공모 리츠 활성화 방안을 내놓았다. 2015년 홈플러스를 7조2,000억원에 인수한 MBK파트너스는 오는 2월 한국리테일홈플러스제1호위탁관리부동산회사(이하 홈플러스 리츠)를 공모 상장한다. 홈플러스 매장 51개의 지분 80%를 자산으로 최대 1조7,000억원 규모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홈플러스 리츠가 흥행할 경우 리츠 공모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롯데의 발걸음도 빨라질 전망이다. 롯데지주는 지난해 자산관리업무 및 위탁회사(AMC) 예비인가 신청을 냈다. 롯데는 롯데쇼핑 등 유통사의 보유 부동산뿐만 아니라 전체 계열사의 부동산까지 자산 유동화의 범위를 넓혔다. 롯데마트는 총 122개의 매장이 있는데 70여개를 롯데쇼핑이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는 외부에 매각한 뒤 세일앤드리스백 형식으로 장기 임차 중이다. 롯데는 지난 2014년 20여개의 백화점과 마트를 묶어 1조원대의 리츠를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할 계획이었지만 증시와 신용등급 하향 등의 악재로 철회했다.

관망 중인 신세계가 시동을 걸 가능성도 높다는 관측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세계는 이마트 등의 보유자산이 많은 만큼 리츠 공모상장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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