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등 가전제품과 자율주행과 같은 IT 기술들이 쏟아져 나오는 가전전시회 CES에서 이번에 가장 높은 관심을 받았던 제품은 의외로 스마트폰이었다. 중국 스타트업 로욜(Royole)이 내놓은 세계 최초 폴더블폰 ‘플렉스파이(FlexPai)’는 중국을 넘어 전세계에 이름을 알리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19 로욜 부스에는 플렉스파이를 보기 위한 관람객들의 줄이 전시 기간 내내 길게 늘어서 있었다. 한 미국 스타트업 관계자는 “삼성전자(005930)보다 먼저 폴더블폰을 만들었다는 기사를 보고 직접 제품을 보고 싶어서 방문했다”고 말했다.
플렉스파이를 만졌을 때 가장 먼저 든 느낌은 ‘크고 무겁다’였다. 크기 7.8인치(펼쳤을 때 기준), 무게 320g으로 한 손보다는 두 손으로 조작하기 적합하게 돼있었다. 로욜 관계자는 “다소 무겁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태블릿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적절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바깥쪽으로 접히는 아웃폴딩(Out-Folding) 방식으로 다소 강하게 힘을 줘야 접고 펼치는 것이 가능하다. 펼친 상태에서 화면 전체에 퍼져 있던 앱들은 접는 순간 한 쪽면으로 가지런히 배열돼 편의성을 높였다.
문제는 접었을 때 너무 두껍다는 점이다. 폴더블폰은 접힌 부분의 반지름이 얼마나 얇으냐에 따라 기술적 완성도를 평가할 수 있다. 접힌 반지름이 1mm 가량인 상태에서 20만번 이상 접고 펼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플렉스파이는 접히는 면이 두꺼워 주머니에 넣기 힘들 정도였다. 로욜은 0도에서 180도로 접고 펼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접히는 부분을 보호하기 위해 160~170도 가량만 펼쳐진다.
다만 로욜은 두껍다는 점을 이용해 접었을 때 양쪽 화면 뿐만 아니라 접히는 부분까지 디스플레이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로욜 관계자는 “영상을 보거나 앱을 사용할 때 방해 없이 전화, 메시지 등을 접힌 부분의 ‘엣지 스크린’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폴더블폰의 특성을 이용한 재밌는 기능도 사용할 수 있다. 플렉스파이를 접은 상태에서 ‘듀얼 뷰 카메라 모드’로 사진을 찍으면 촬영자뿐만 아니라 피사체도 카메라에 담기는 자신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다른 사람이 찍어주는 사진인데도 셀피와 같은 효과가 나타나는 셈이다.
플렉스파이는 현재 중국에서만 일부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가격은 저장용량에 따라 147만~212만원 가량이다. 로욜 관계자는 유럽 등 다른 나라에서도 출시하기 위해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