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을 짓기 위해 시공 견적을 알아보면 무면허 건설업자보다 종합건설업체에 맡기는 게 공사비가 비싸 보인다. 하지만 사후에 추가공사비를 요구할 가능성이 큰 무면허 건설업자의 견적은 저렴해도 저렴한 것이 아니다.
건설산업기본법 제41조가 개정돼 2018년 6월 27일부터는 건축 연면적 200㎡(60평) 초과 건축물은 원칙적으로 건축주가 직접 시공할 수 없고 건설업 면허를 가진 자가 시공해야 한다. 연면적 200㎡ 이하의 건축물이라 하더라도 건축법에 따른 공동주택, 다중주택, 다가구주택 건축물은 면적에 관계없이 반드시 면허가 있는 건설업자가 시공해야 한다. 즉, 건축주의 직접 시공이 제한되는 건축물은 건설업 면허가 있는 종합건설회사에 시공을 의뢰해야만 한다. 이는 제도적으로 부실시공을 막는 목적이다.
그런데 종합건설면허는 설립 요건이 까다로워서 일반건축업자들이 종합건설면허를 빌려 시공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여기서 과연 건설업면허 대여는 괜찮은 것인지? 면허를 대여했다면 어떤 법적 책임이 따르는지 알아보자.
건설업자가 다른 사람이 건설공사를 완료한 후 공사대금을 받는 과정에서 수급자격에 관한 법령상의 제한을 피하기 위해 그 명의를 빌려 수급계약을 체결한다고 하자. 자신의 명의를 사용하여 수급계약을 체결하려는 사정을 알면서도 수급계약을 체결하게 하면 건설산업기본법 제21조에서 금지하는 ‘명의대여’에 해당한다.
명의를 대여한 시공사의 채권자들이 건축주와 명의를 대여한 시공사 사이의 공사대금채권을 가압류하게 되면 이 가압류의 효력이 유효하다. 때문에 결국 건축주는 위와 같은 가압류사태가 발생하면 실제 수급인인 건설사에게 공사대금을 지불하지 못하게 되어 현장 부도 사태를 맞이할 수 있다.
또한 건축주가 건설사가 일반건설업등록을 갖추지 못한 자임을 알면서도 법을 위반해 건물의 시공을 맡긴 경우 공사중 안전사고로 인한 손해바상을 건축주가 직접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법원의 판례로도 건축주가 일반건설업등록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수급인에게 일정 규모 이상의 건물의 시공을 맡기면 건축주가 안전사고 피해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있다. 시공능력의 부족으로 인해 안전사고가 발생할 위험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건축주에게도 중대한 과실과 사고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건축 규모에 비추어 볼 때 종합건설이 시공해야 하는 현장이라면 종합건설업체와 도급계약을 체결할 것이지 자격이 없는 업자와 도급계약을 체결하면 안 된다. 참고로 건설공제조합 또는 대한건설협회 홈페이지에서 건설사의 종합건설업체로서의 자격 사항, 시공능력을 확인하고 해당 지역 건설업체 조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