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최장 기록을 연일 갈아 치우고 있지만 장벽 예산 확보 전에는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며 강공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 초청한 대학 풋볼 우승 선수들에게 맥도널드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 만찬 쇼를 벌이며 민주당을 압박했지만 셧다운 장기화 속에 지지율이 최저치로 추락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셧다운 24일째인 이날 뉴올리언스를 방문해 “국경장벽 건설은 미국을 방어하는 것”이라며 “미국민을 안전하게 하는 일에 관한 한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장벽 건설 공약을 이행하는 것이 2020년 대선 전략과 연계돼 있음을 숨기지 않으면서 “민주당이 국경 안보에 자금을 지원하기만 하면 연방정부의 문을 열 것”이라고 야당을 압박했다.
특히 그는 공화당 내 최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내놓은 ‘3단계 중재안’도 거부하며 “관심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일단 셧다운을 풀고 3주간 장벽 예산 협상을 하며, 만약 결렬되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 장벽 건설에 나서자는 제안을 전날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장벽 예산이 즉각 필요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전미대학풋볼 우승팀인 클렘슨대 선수들을 이날 백악관으로 초청해 맥도널드·웬디스·버거킹 등의 햄버거와 피자를 대접했다. 셧다운에 백악관 요리사들도 휴직에 들어가자 그는 “피자와 300개의 햄버거, 아주 많은 감자튀김을 준비했다” 며 “이건 모두 위대한 미국의 음식”이라고 역설했다. 백악관은 패스트푸드 파티를 연데 대해 “민주당이 장벽 예산을 거절한 탓” 이라며 “대통령이 사비로 모든 비용을 충당했다”고 전했다.
백악관과 공화당이 셧다운 장기화의 책임을 애써 민주당에 돌리고 있지만 여론은 트럼프 대통령에 싸늘하다. 보수 성향의 여론조사기관인 라스무센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이 43%인데 비해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5%를 기록해 최근 1년 사이 가장 낮은 지지율을 보였다고 밝혔다.
한편 셧다운 장기화로 미 전역의 국립공원이 문을 닫고, 증시에서 기업공개(IPO)가 중단되는 한편 주요 경제지표 발표도 연기되는 등 경제적 손실과 혼란은 계속 커지고 있다. 미 경제매체인 CNBC는 이날 중국 등과 무역협상을 주도하는 무역대표부(USTR)가 재정이 바닥나 인력의 30% 정도만 가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휴스턴 등 일부 공항은 보안요원 부족 사태에 일부 터미널 운영을 중단, 검색 대기시간이 1시간을 훌쩍 넘는 등 교통 대란 조짐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