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개인정보를 수집해 제3의 구매자에게 판매하는 데이터 브로커들의 지하경제 활동을 강력히 규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브로커들이 온라인상에서 무차별적으로 개인정보를 수집해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어 개인정보 침해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17일(현지시간) 쿡은 시사주간지 타임에 ‘당신이 온라인에서 사생활을 실제로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기고를 통해 “당신의 모든 정보와 관련한 2차 시장에서 활동하는 브로커들은 규제·입법기관과 소비자들의 시야에서 벗어난 지하경제에서 당국의 어떤 규제도 받지 않고 활동한다”고 밝혔다. 이어 “법률만으로 개인정보를 보호하기에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현실공간에서 이를 막을 수 있는 튼튼한 장치(도구)가 필요하다”면서 “미 연방무역위원회(FTC)와 연방통신위원회(FCC) 등이 데이터 브로커들을 규제할 정부 차원의 정보교환소(clearinghouse)를 만들어 가공된 개인정보의 2차 거래를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쿡의 이러한 제안은 유가증권을 공인된 거래소에서만 사고파는 것처럼 대부분 음성화된 개인정보 거래 역시 규제의 틀 속에서 만들어진 양성화된 기관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쿡은 특히 데이터 브로커 정보교환소를 만들기 위해 모든 데이터 브로커들은 등록절차를 거치게 해 소비자는 자신의 개인정보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가공되고 처리되는지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기술은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지만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확신과 신뢰가 없으면 잠재력을 발휘할 수 없다”며 “2019년은 우리 모두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일어나야 할 때”라고 말했다. 미 정보기술(IT) 매체들은 그동안 개인정보 보호 정책과 관련해 업계보다 규제당국의 편에 가까이 서왔던 쿡의 태도를 볼 때 이날 발언은 오라클 같은 빅데이터 가공 업체는 물론 페이스북·구글 같은 IT 공룡들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