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업

화웨이 창업자, ‘지식절도’ 논란에 “지식재산권 절대적으로 존중”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AP연합뉴스런정페이 화웨이 회장/AP연합뉴스



중국의 거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로 언론 앞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던 런정페이(任正非)가 지난 17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화웨이는 남의 기술을 훔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18일 환구망에 따르면 런정페이 CEO는 전날 광둥성 선전의 화웨이 사옥에서 중국 매체와 만나 ‘서방에서 화웨이를 포함한 중국 기업들의 지식재산권 절도를 비난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타인의 지식재산권을 절대적으로 존중한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화웨이는 8만7천805개의 특허가 있는데 이 가운데 1만1천502개의 핵심 특허는 미국에서 허가받은 것”이라면서 “우리의 기술 특허는 미국의 정보사회에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화웨이는 미국에서 이동통신업체 T-모바일을 포함한 협력업체의 기밀을 훔친 혐의로 연방 당국으로부터 수사를 받고 있다.

그는 미국의 요구로 캐나다에서 체포된 자신의 딸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의 소식도 전했다.

그는 딸과 자주 통화하며 농담을 주로 한다면서 딸에 대해 “매우 강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화웨이가 현재 맞닥뜨린 어려움은 10여 년 전에 예상했던 것이라 대비는 돼 있다”면서 “여러 어려움으로 영향을 받겠지만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다.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런 CEO는 미국과 그 동맹국 등 여러 나라가 차세대 이동통신인 5G의 상용화를 앞두고 보안 우려를 들어 화웨이 장비 사용을 잇달아 금지하는 상황에서도 5G 시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화웨이는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5G에서 최고이며, 극초단파에서도 가장 앞서 있다고 그는 말했다.

이어 “5G 기지국과 극초단파를 결합한 하나의 기지국을 만들 수 있는 회사는 화웨이뿐”이라면서 이 기지국에서 광케이블 없이 극초단파를 이용해 초광대역으로 서비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방 국가가 화웨이 장비를 사지 않는다면 비싼 비용으로 별도의 네트워크를 건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화웨이는 혁신적 기술 덕분에 시장에서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외부에서 보는 것처럼 그렇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5G 수요가 아직은 그리 긴급하지 않다면서 “5G를 파도로 생각하지는 말라. 5G의 발전은 완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15일에는 외국 주요 매체와 만나 ‘중국 당국이 외국 고객이나 그들의 통신망과 관련한 비밀정보를 요청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분명히 ‘노’(No)라고 말할 것”이라고 밝혔던 그는 이날도 비슷한 취지로 화웨이 장비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려 애썼다.

그는 외국 기자들에게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은 위대하다고 믿는다”고 했던 발언에 대한 질문에 이틀 전과 바뀐 입장을 보였다.

런 CEO는 “트럼프는 양면성이 있다”고 정리했다.

그는 “트럼프가 세율을 대폭 인하한 것은 미국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된다. 미국에 100년간 경쟁력을 확보하게 한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미국이 이 나라, 저 나라를 겁주고 마구 사람을 체포하면 아무도 미국에 투자하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자신의 딸이 체포된 것을 비난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미중 무역전쟁의 이슈 가운데 하나인 지식재산권 문제와 관련해서는 지재권 보호가 당장은 국가의 발전 속도를 늦출 수 있더라도 장기적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면 질적 경제 발전이 이뤄지고 경쟁력 있는 회사가 출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런 CEO는 미래에 과학기술 분야에서 중국과 미국 간 게임이 벌어지면 중국은 교육부터 중시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해외에 파견한 화웨이 직원이 4만여명인데 이들 대다수가 중국 복귀를 꺼린다면서 자녀 교육 문제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특히 기초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교사 처우를 개선해 “가장 우수한 인재가 더 우수한 인재를 길러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화웨이의 미래에 대해서는 “변화는 없다. 과거에 하던 일을 (지금도) 한다”면서 “화웨이는 현재의 방향을 바꾸지 않는다. 잘 모르는 분야에는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호경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