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연일 불지피는 외국인..패시브 자금 밀물

IT주 중심 8거래일째 1.5조 '사자'

미국내 한국 관련 ETF에도 뭉칫돈

연기금도 동반 순매수로 보조 맞춰

외국인 올들어 주식 선물은 매도

"현물 매수 추세 꺾일때 대비해야"




지난해 국내 증시에서 대거 이탈했던 외국인이 올해 들어 연일 순매수에 나서며 상승장을 주도하고 있다. 연기금도 동반 순매수하면서 외국인과 보조를 맞추고 있는 형국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가는 1,100억원을 순매수하며 17.22포인트(0.82%) 오른 2,124.28에 마감한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지난 9일부터 8거래일 연속 코스피 주식을 매집했고 누적 금액은 1조4,780억원이다. 지난해 8월21일부터 같은 달 말일까지 총 9거래일 연속 1조6,818억원을 사들인 후 약 5개월 만에 연속 ‘사자’에 나선 것이다. 이에 힘입어 코스피 지수는 올해 들어 4%가량 상승했다.

외국인의 현물 매수는 미중 무역분쟁의 완화 가능성과 미국·중국의 경기부양 정책 등 대외 변수의 호전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지난해 4·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며 앞으로는 나아질 것이라는 기저효과가 발생한 측면도 있다.


외국인 자금은 지수 또는 업종 등을 묶음으로 투자하는 패시브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의 실적 부진에도 두 종목을 비롯한 국내 정보기술(IT)주의 주가는 올랐다”며 “이는 외국인 자금의 상당 부분이 패시브에 집중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신흥국 주식형 펀드에 패시브 자금이 순유입되고 있으며 미국 내 한국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도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것이 고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는 “영국의 ‘노 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하고 있기는 하나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 중국의 재정 확대, 미국의 긴축 속도 조절 등을 고려할 때 전반적인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낮아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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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 역시 올해 들어 4일부터 18일까지 코스피 주식을 6,800억원대 순매수하며 외국인의 뒤를 받치고 있다. 지난해 지수 급락기에 증시 ‘안전판’ 역할을 맡아야 할 연기금이 순매도에 나서며 하락장을 부채질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연기금은 올 들어 3,100억원대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는 기관의 매도세를 상쇄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수 추세가 갑자기 꺾일 때를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경제지표가 둔화되고 있고 미중 무역협상이 일순간이라도 교착 상태에 빠진다면 외국인 수급이 언제든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 상장사의 지난해 4·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는 점도 변수다. 실제 올 들어 외국인은 주식 선물을 총 1만1,790계약(약 7,600억원) 순매도하며 현물은 사들이고 선물은 팔고 있다. 증시 하락의 경우를 대비해 헤지(위험 제거)에 나선 것이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초 이후 한국 증시만 오른 것이 아니라 세계 증시 전반적으로 강세였다”며 “한국 주식만의 특별한 매력이 부각됐다기보다는 극심했던 위험자산 회피가 일부 되돌려진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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