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외환 파생상품을 거래하면서 금리와 스와프 포인트(선물·현물 환율 차)를 짬짜미한 외국계 은행 4곳이 적발됐다.
공정위는 20일 도이치은행과 JP모건체이스은행,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HSBC 등 4곳에 대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6억9,300만원 부과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JP모건이 2억5,100만원으로 가장 많은 과징금을 물게 됐고 HSBC와 도이치은행이 각각 2억2,500만원과 2억1,200만원을 내게 됐다. 한국SC은행은 500만원으로 결정됐다. JP모건에 부과된 금액은 공정위가 지금까지 외국계 은행에 부과한 과징금 중 가장 크다.
공정위는 이들 은행이 통화스와프와 선물환 거래, 외환스와프 등의 외환 관련 파생상품을 기업에 판매하면서 원화 고정금리와 스와프 포인트를 담합했다고 판단했다. 도이치은행과 HSBC, JP모건은 지난 2010년 5월 한 기업과 총 300억엔(각 100억엔) 규모 엔·원 통화 스와프 거래를 하면서 원화 고정금리를 담합했다. 통화 스와프 거래는 엔화와 원화로 된 원금을 은행과 기업이 교환하고, 두 통화에서 발생하는 이자를 주기적으로 교환하는 거래다. 짬짜미 대상이 된 원화 고정금리는 고객인 기업이 은행에 지급하는 이자 산출에 적용된다. 공정위가 원화 고정금리를 담합 대상 ‘가격’으로 판단한 이유다. 2011년 11월에는 도이치은행과 HSBC가 1억2,400만달러 규모 원·달러 선물환 거래에서 스와프 포인트를 담합했다. 이런 방식으로 지난 2010년 5월부터 2012년 2월까지 총 7차례 외환 파생상품 담합이 이뤄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은행들의 담합이 고객의 비용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면서 “앞으로도 외환 파생상품 시장에서의 부당 공동행위가 근절될 수 있도록 모니터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세종=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